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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4▲ 국정원 논술 완전정복 표지 [출처=배움]Chapter1 논술의 준비1. 논객으로서 마음자세 72. 독자의 시각에서 사고 123. 비판적 사고 184. 논리적 사고 255. 미래지향적 사고 306. 올바른 정보전문가의 태도 36Chapter2 논술의 이해1. 논술의 개념 472. 논제와 논거 563. 논술의 삼단논증 62Chapter3 논술의 작성1. 논제의 분석 722. 개요문 작성 763. 서론의 구성 814. 본론의 구성 865. 결론의 구성 946. 전체적인 논술조화 99Chapter4 기출 논제의 분석1. 고려 말 시대적 배경과 현시대를 비교 1042. 고려 왕건의 개국 1103. 갑신정변 이후 열강의 조선 침략과정 1164. 18세기 이후 우리나라 대내외적인 정책 1215. 동학혁명의 역사적 의미 1266. 정약용의 목민심서가 갖는 현대사적 의의 1317. 정약용의 탕론이 갖는 현대사적 의의 1368.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통해 본 외국문물의 도입방안 141Chapter5 논제의 배경지식1. 동양의 역사 1472. 서양의 역사 1573. 동양의 철학 1644. 서양의 철학 1705. 종교개혁의 역사 1766. 자본주의의 변천 184Chapter6 실전 논술의 완성1. 개요문 첨삭 1952. 서론 첨삭 2053. 본론 첨삭 2144. 결론 첨삭 228Chapter7 논술에 필요한 문법1. 문장성분과 문장표현 2382. 다양한 문장표현 2503. 한글 맞춤법 258부 록 참고문헌1. 국내 문헌 2682. 국외 문헌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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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9▲ 새날 방송 168회 국정원개혁방안 [출처=새날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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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2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수험생에게 논술시험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논술시험은 4지 선다형 객관식 시험에 비해 수험생의 심층적인 지식을 파악하는데 유리하다. 특히 논술은 수험생이 주어진 논제를 이해하는지, 논제를 충족하는 주장을 전개할 수 있는지, 주장이 논리적이며 객관적인지, 주어진 분량에 맞춰 주장을 정돈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논술시험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아 조직에 가장 적합한 지원자를 판단하는 유용한 도구로 평가 받는다.국정원 직원은 다른 공무원과 달리 국가 최고정책결정권자인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을 대상으로 국가정책에 대해 직접 조언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규정과 전례에 따라 처리하는 일반 행정사무와 달리 대통령의 정책은 대부분 규정보다는 정치적 판단이 중요하고, 과거의 사례가 없는 새로운 이슈와 관련돼 있다. 또한 대통령의 의사결정은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에 관련된 최종적인 판단이라 취소나 번복이 어렵다.국정원 내부의 정보분석관들이 국가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주시해 창의적인 솔루션(solution)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비판보다는 조직과 선임자 혹은 연장자의 의견에 순종하고, 논리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사고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비판적인 사고나 독창적인 솔루션을 제안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21세기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처한 한국을 리딩해야 하는 대통령에게 구태의연(舊態依然)한 정책만 조언하기도 어렵다.국가정보학을 연구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수십 년간 국정원이 음지에서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흘린 피와 땀은 숭고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이에 못지 않게 많다. 국정원에 들어가려는 수험생과 현재 재직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독창적인 논술을 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 기출 논제분석을 통해 건전한 비판과 창의적 해결능력 도출사람은 누구나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갖고 있다. 개개인의 주장이 귀담아 들을 가치가 없거나 무조건 터무니 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논제에 대해 객관적으로 비판하고 있는지, 주장이 논리적으로 타당한지는 별개의 이슈다. 이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정치인, 언론인, 학자, 교수, 전문가 등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한국 정치와 행정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도 소위 말하는 건설적인 비판과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나물에 그 밥’과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연못 속의 개구리가 합창하듯이 동일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을 보면 유치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개구리 합창을 멈출 수 있는 논리와 호소력을 갖춘 글과 말을 조리 있게 전개하는 전문가는 찾기 어렵다. 따라서 다양한 국정원 논술논제 분석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와 논리적인 글의 구성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려는 것이다.지난 30여년 동안 국정원 논술시험에 출제됐거나 향후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논제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개요문을 작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국정원뿐만 아니라 유사한 논제를 출제하는 대통령경호처 시험, 혹은 다른 논제의 전개 등을 공부하는데도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체 칼럼의 논제는 아래와 같이 9회에 달하며 세부 내역은 다음과 같다.① 국정원 논제분석의 의미와 목차② 고려말 시대적 배경과 현시대를 비교해 논하라③ 고려왕건의 개국에 대해서 논하라④ 갑신정변 이후 열강의 조선 침략과정을 논하라⑤ 18세기 이후의 우리나라 대내외적인 정책에 관해 논하라⑥ 동학혁명에 관하여 논하라⑦ 정약용의 목민심서가 갖는 현대사적 의의를 논하시오⑧ 정약용의 탕론이 갖는 현대사적 의의를 논하시오⑨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통해 본 서양문물의 도입방안에 대해 논하시오◈논제분석과 제시문 독해를 통해 전체 글의 구성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 논제 분석과 개요문 샘플 [출처=iNIS]수험생이 국정원 논술을 쓰기 위해서는 논제의 분석, 제시문의 독해, 개요문의 작성 등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거쳐야 한다.첫째, 논술의 논제를 분석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논술은 논제를 분석하면서 전체 글의 구성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논제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논제분석은 논제와 연관된 핵심 단어의 개념 정의, 예상되는 근거, 논제에 대한 비판적 사고, 비판적 사고의 논리적 구성 등을 포함한다. 논제에서 취급하는 주요 단어의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논제를 정확하게 이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대학입시의 경우에 비교(대조)형 논술이 출제되는데 비교는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의 기준은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기준은 대개 공통점이나 차이점이 되며 이를 비교한다는 것은 자신이 어떤 대상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교하려는 목적이 중요하고, 비교 대상은 개념상 같은 층위에서 견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국가는 국가, 기업은 기업, 개인은 개인이 비교대상이 돼야 하며 국가와 기업을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통상적으로 논제는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A와 제시문B, 제시문C 등의 비교∙분석하거나 제시문을 대비해 논하라’ 등이 출제된다. 이럴 경우에 수험생은 제시문A, 제시문B, 제시문C를 읽고 비교∙분석해야 한다. 혹은 ‘제시문A와 제시문B를 요약하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 비판하고 논리적 근거를 쓰라’고 요구하면 제시문A와 제시문B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해 비판해야 한다. 비판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둘째, 논제를 분석하고 나면 주어진 제시문을 독해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해 논제를 분석하지 않고 제시문을 바로 읽고 이해하려는 수험생도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마음이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사용하지는 못한다’는 속담을 생각하며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통상적으로 제시문은 동서고금의 뛰어난 서적의 내용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하게 시험준비를 오래한 수험생이라고 해도 생소한 제시문이 나올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흔히 말하는 ‘머리에 털 나고 나서 처음’보는 제시문은 당혹감을 넘어서 분노를 촉발한다. 수험생이 논제와 관련된 모든 책의 내용을 다 파악하고 시험장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처음 보는 제시문 내용에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배포가 큰 수험생은 많지 않다.그렇다고 지레 겁먹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제시문은 단순히 제시문에 불과하고 다행스럽게 모르는 외국어가 아닌 한글로 되어 있으니 찬찬히 읽어 내려가면 된다. 제시문을 읽을 때 간략하게 요약하며 논제분석을 통해 파악한 조건에 따라 자신의 비판적 의견을 적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문의 주요 주장과 핵심 단어에 밑줄을 치면서 맥락을 파악하고 자신의 의견을 꼼꼼하게 적으면 충분하다. 수험생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고민하는 과정(process)이 좋은 논리를 전개하는 근거와 토대가 된다.셋째, 논제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제시문을 독해한 이후에는 제시된 논제에 맞춰 개요문을 작성해야 한다. 논제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빠뜨리지 않아야 하며, 자신이 익숙한 주제라고 특정 세부 논제에 집중하거나 길게 작성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논술은 논제에 따라 전개해야 하지만 전체적인 글의 균형도 논리적인 구성과 비판적인 사고 못지 않게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영역이다.일부 수험생은 개요문을 작성하는 것이 시간 낭비이라고 생각해 머리 속으로 글을 구성한 이후 바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건축설계도도 그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토지구획을 정하고 기둥을 세운다고 집을 빨리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충 집의 형태를 갖출 수 있겠지만 침실, 거실, 다용도실, 부엌, 화장실 등의 크기와 배치를 정교하게 하려면 청사진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주어진 시간은 개요문 작성을 고민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긴 편이다.개요문이 논제에 따라 작성됐다면 중간에 수정할 필요가 없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완벽하지 않을 수는 있다. 전체 논리나 글의 구성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글의 중간에서 방향을 전환하기 보다는 개요문을 다시 검토하는 것이 유리하다. 논술은 전체 논리의 일관성이나 통일성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작성된 개요문에 충실하게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지붕에 물이 샌다고 새는 부위만 땜질해서는 근본적으로 누수를 막을 수 없는 것과 동일한 이치다.결론적으로 논제를 완벽하게 분석하고 제시문을 철저하게 해부하는 것이 뛰어난 논술을 쓰는 지름길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 수험생은 논제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좋은 글을 쓰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논술 전문가라고 해도 논제를 무시하고 훌륭한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수험생은 논제에 충실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좋은 논술을 쓰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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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로 청(淸)나라를 방문해 ‘열하일기’를 저술한 선비이다. 정조 4년인 1780년 청의 건륭제 칠순 잔치에 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직접 눈으로 본 문물을 기록했다. 1778년 박제가가 청의 풍속과 제도를 시찰하고 돌아와 저술한 북학의(北學議)와 같은 기행문의 일종이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기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사대사상으로 철저하게 무장했던 조선은 병자호란으로 청의 무력에 무릎을 꿇었지만 만주족을 야만인이라는 인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황량한 만주에서 거병한 만주족은 중원을 지배하던 명(明)을 멸망시킨 이후 서양과 교역이 활성화되면서 중국 역사 이래 가장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통해 본 외국문물의 도입방안에 대해 논하라’는 논제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 물자와 영토의 규모보다는 지배층의 정신에 따라 강대국 여부 결정돼이 논제분석을 준비하면서 필자는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 배운 역사지식을 동원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소한 열하일기를 다시 한번 정독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 소장하고 있었던 책을 꺼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수십 년간 해외를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소소한 감정이 새록새록 솟아났다. 국정원 수험생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열하일기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청은 수레의 종류가 다양해서 물자의 교류를 활발하게 만들고 백성들의 삶이 윤택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수레 바퀴도 표준화되어서 전국에서 사용하는 크기가 동일해 어디에서 고장이 나도 교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사람이 타는 태평차, 짐을 싣는 대차, 사람이 끄는 독륜차, 융차, 역차, 수차, 포차 등 활용도에 따라 다르게 제작했다.수레는 육지를 다니는 배와 같이 이동수단으로 유용하며 국가의 부(富)는 수레의 숫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하지만 조선에서는 수레가 없어서 물건의 유통도 어렵고, 전쟁이 나도 군수물자의 운송이 어려웠다. 대게 화물은 사람이 지게로 등짐을 지고 다녀 효율성은 전혀 없다. 청은 재화도 풍부하지만 재화가 골고루 유통되고 있었는데 수레가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었다.둘째, 청은 조선보다 더 추운 국가이지만 주택구조와 난방방식이 잘 정비돼 있어서 생활하는 데는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개방적인 조선의 주택과 달리 청의 주택은 작은 성채처럼 지어져 외부의 침입을 막고 가족들이 모두 쉽게 소통할 수 있었다. 대가족이 각기 다른 건물에서 거주하지만 공동으로 사용하는 마당에 나오면 만날 수 있다.조선은 난방을 위해 온돌을 개발했지만 설치하기 쉽지 않고 난방을 위해 나무를 많이 태워야 하기 때문에 주변 산의 나무가 남아나지 않는다. 불을 때지 않는 여름철에는 고양이나 쥐가 온돌 통로를 다니며 훼손하고, 혹은 죽어서 연기가 지나가는 통로는 막는다. 기와집의 지붕도 흙을 많이 사용해 무겁고 천장은 낮은 편이다. 벽체도 나무와 풀을 이어서 뼈대를 만들고 진흙을 바르기 때문에 습기에 약하고 외부 충격에 쉽게 무너진다.셋째, 청은 주택이나 성곽의 축조에 벽돌을 많이 사용해 가마도 많이 발달돼 있었다. 가마의 구조는 평지에 설치하고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옥수수대를 사용해도 열의 효율이 높기 때문에 튼튼하게 구울 수 있다. 대규모로 가마를 짓기 보다는 벽돌이 필요한 지역에서 소규모로 가마를 간편하게 만든 후 벽돌을 구워 운송의 불편함도 해소했다.반면에 조선의 가마는 산비탈에 비스듬히 설치해 열이 골고루 분산되지 않아 전체가 골고루 구워지지 않는다. 열의 효율이 떨어져 많은 나무를 때야 겨우 벽돌을 구울 수 있다. 가마를 운영하는데 너무 많은 나무가 필요해 가마는 깊은 산골에 위치하고 완성된 벽돌을 옮기는 수고도 많이 든다. 땔감이 다 사라지면 나무가 많은 더 깊은 산속으로 가마를 옮겨야 한다. 무분별한 벌채로 인해 산은 헐벗어 홍수의 원인이 된다.결론적으로 청이 강대국이 된 것은 대륙이라는 광대한 영토와 풍부한 물자가 기반이 됐지만 다양한 수레와 도로망, 주택구조의 편의성, 가마의 발달 등이 기여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청도 드넓은 만주 벌판에서는 말을 타고 이동하며 천막에 살았지만 대륙을 정벌한 이후 새로운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궁핍한 조선에서 평생을 산 박지원의 눈에는 새로운 제도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현실에 맞게 수정 보완한 것이 청이 부강해진 비결로 비쳐진 것이다. ◈동도서기와 같은 편협한 사고를 벗어나 국민이 혁신 선도해야▲ 논제 분석과 개요문 샘플 [출처=iNIS]국정원 수험생에게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통해 본 외국문물의 도입방안에 대해 논하라’는 논제에 대한 논술을 작성하라고 하는 이유는 열하일기로부터 외국문물의 장∙단점을 비교해 도입할 수 있는 지혜를 얻으라는 것이다. 열하일기를 읽고 얻을 수 있는 교훈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국가의 지도자들은 국가 총합적인 이익 측면에서 외국의 실용적인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조선의 양반들은 구태의연한 격식보다는 효율성을 중시해 앞선 의술, 교통제도, 과학기술을 도입했어야 했다. 천연두와 같은 질병의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의술의 연구는 16세기 발간된 허준의 동의보감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미 서양의 의술을 도입한 중국에서는 전염병을 극복하고 있었다.교통제도를 보면 조선에서는 삼국시대에 정착된 후진적인 역참제도와 봉수대가 최신 통신수단으로 활용됐다. 삼남지방에서 거둬들인 쌀은 조운선이 해로를 통해 운송했고, 육지의 도로는 협소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렀다. 세종이 측우기, 혼천의 등을 개발해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했지만 후세들에 의해 명맥이 끊어졌다. 양반들은 실용적인 기기를 개발하기 보다는 공리공론(空理空論)으로 세월을 보내는데 익숙했다.둘째, 국민들의 실생활에서 촉발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해외의 기기의 도입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수레와 교량도 물자의 이동에는 필수적인 도구였지만 조선의 지배층은 관심이 없었다. 자신들은 경제활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선에 수레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도로망이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륙의 기마민족들이 조선을 침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라는 목적에서 도로망을 정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백성들의 불편은 지대했다.조선은 도로를 정비할 기술력도 부족했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일 수 있는 재정 여력도 없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동네 하천에 불과한 한양의 청계천 정도에 작은 다리를 건설할 수 있는 기술력으로 대규모 교량이나 터널을 뚫을 수는 없었다. 조선의 지배층은 상업이 발달해 백성들이 부유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양반 중심의 신분제도가 흔들리고 백성들을 지배할 통제력을 잃을까 봐 두려워했기 때문이다.셋째, 외부 문물을 접할 기회가 많았던 양반과 관리들이 솔선수범해 적극적으로 도입했어야 했다. 조선의 양반들은 각종 사절단으로 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부러워만 했지 받아들이려는 의지는 없었다. 일본에 갔던 통신사들도 조선의 유학을 전하는 데는 관심이 있었지만 서양으로부터 문물을 받아들여 이미 조선보다 앞섰던 일본의 문명은 애써 외면했다. 불과 100년도 지나지 않아 일본에 굴욕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나라가 망하도록 방치한 것이다.성리학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받아들인 조선의 양반들은 진정한 지도자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소위 말하는 양반정신도 서양의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와는 차원이 달랐다. 조선의 지배층은 입으로만 떠들었지 행동으로 실천하지는 않았다. 국난이 발생해도 임금과 양반들은 도망가기 바빴고, 이 땅을 지킨 사람들은 힘 없고 무지한 백성들이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사회적 운동으로 승화시킨 것도 민초였다. 조선이 망하는 데 지배층의 무능과 부도덕이 큰 몫을 담당했다.결론적으로 어떤 국가든 자국의 문물의 진흥뿐만 아니라 외국으로부터 문물을 받아들여 주체적인 문명을 발전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동아시아에서 화두로 부상했던 동도서기(東道西器) 사상도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편협한 관점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21세기에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문명의 충돌과 문화융합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국가만 존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글로벌화된 지구촌에서 정치지도자와 공무원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가 먼저 혁신을 선도해야 나라가 바뀐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해외 연수를 다녀온 공무원들의 보고서가 남의 보고서를 그대로 베끼거나 짜깁기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언론보도를 보면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조선의 관리들을 보는 것 같아 착잡한 마음 가눌 길 없다. - 계속 – *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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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기업문화 분석 도구인 'SWEAT Model'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삼성문화 4.0'을 집필하였습니다.또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7월 11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기업문화 진단과 제언'을 통해 지속성장과 발전을 제시하는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2013년 06월 05일자 신문에 실린 [한국기업문화 진단과 제언 - 두산그룹 편]을 소개합니다.[기업문화-두산그룹 편(2)] (2)두산의 비전 : 목표 & 책임100년 기업을 위한 '두산 Way' 사회적 책임 고민할 때‘2020년 세계 200대 기업 진입’ 비전 구체성 모호낙동강 폐놀 유출‧박용성 전 회장 분식회계 등 오점(2)두산의 비전 : 목표 & 책임[그린경제=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두산의 비전(Vision)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진입’이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고, 2020년에 세계 200대 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표현한 것이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재중심 경영,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프로세스 확립을 정했다. 두산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첫 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2020년 세계 200대 기업 진입’ 비전 구체성 모호두산의 비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ISB그룹 실현’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진입’으로 바뀌었다. 미션(mission)은 ‘사업의 성장(Growth of Business)’과 ‘사람의 성장(Growth of People)’이라고 되어 있다. 투명성과 기술, 혁신과 인재를 중시하는 것이 ‘두산 Way’ 즉 두산의 기업문화라고 표현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대기업들이 기업문화를 재정립하면서 표현한 방법이 ‘◯◯◯ Way’다. 두산도 두산의 기업문화를 정돈하고 이를 ‘두산 Way’로 부른다.두산의 경영철학과 사업 방식을 명문화한 것이 두산 크레도(Credo)라고 한다. 이 두산 크레도는 9가지 핵심 가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두산은 이를 통해 기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산의 궁극적인 목표(Aspiration)는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두산’이다. 9가지 핵심가치(core value)는 인재, 인화, 이익, 인재양성, 기술과 혁신, 사회적 책임, 정직과 투명성, 고객, 안전과 환경 등이다.두산의 과거 비전을 보면서 놀라웠던 것은 ‘ISB’라는 용어였다. 비즈니스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웬만한 경영 및 산업용어에 익숙하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두산의 홈페이지를 찾아보고서야 ‘ISB’가 ‘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의 두 문자어고 중공업, 건설, 산업기반 설비·기계 등의 기업이 속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업의 비전을 전문가조차 알아보기 어렵게 만든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표현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측정이 불가능해 비전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한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으로 선정됐다.새롭게 정립된 비전에서도‘진정한’이라는 용어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과 일반 글로벌 기업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내 대기업들이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기업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고 있지만 두산의 표현대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어디인지는 알기 어렵다. 많은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다양한 국가의 국민을 고용하는 기업이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지만 글로벌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봐야 한다. 2020년에 200대 기업이라는 목표는 달성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명확해서 좋다.두산의 비전과 미션은 많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 만들었겠지만 비전으로서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미션도 사업의 성장과 사람의 성장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미션은 임직원의 임무 설정, 즉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업을 성장시키고, 사람을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임직원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낙동강 폐놀 유출‧박용성 전 회장 분식회계 등 오점현재 두산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박용만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존의 방어적 수준이 아니라 그 수준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박용만 회장은 트위터를 열심히 하고, 트위터로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지만 두산의 과거 행적을 보면 사회적 책임인식과는 거리가 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구호나 회장의 말로 실천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실천해야 구현이 가능하다.두산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려면 1991년 구미 두산전자가 일으킨 ‘낙동강 페놀오염사태’를 거론해야 한다. 수백만 명의 식수원을 오염시켰지만 정작 두산은 사건을 축소하는데 급급했다. 두산의 자료를 보면 임직원들이 페놀사태로 추락한 기업이미지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두산은 이 사건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고 기업이미지가 급속하게 추락했다. 두산전자 사건은 기업이 환경문제를 소홀히 할 경우 예상되는 모든 결과를 보여줬다.사회적 책임 논란에 대한 다른 사례는 오너에서 나왔다. 두산의 2세들 중 사회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한 사람은 박용성 전 회장이다. 그는 정부와 사회를 향해 입바른 소리를 용감하게 해 ‘미스터 쓴소리’라는 닉네임까지 얻었지만 정작 본인과 형제들은 286억 원의 회사 돈을 횡령했고, 2838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 이 사건으로 대기업 오너의 부정행위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고, 당사자들은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범법행위로 처벌을 받은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사람들이 정직했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역풍을 맞은 것도 같은 상황이다. 행동과 말은 전혀 달랐다.사회지도층이나 경제인들에 대한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가 있다. 2013년 3월 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라는 곳에서 20대 그룹의 사회책임 경영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사회책임은 근로자, 협력사·경쟁사, 소비자, 지역사회 등 4가지 영역에 걸쳐 평가했다고 한다. 소비자에 대한 평가가 가장 나빴는데, 20대 그룹의 80%가 40점(100점 만점)에 불과했다. 근로자, 협력사·경쟁사 등에 대한 점수는 소비자에 대한 점수보다 높았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았다.두산도 사회적 책임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오너의 인식이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인수한 중앙대를 기업식으로 운용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기업이 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 경쟁력이 없는 학과를 통폐합하겠다는 구상에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대학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기업식으로 운영하겠다는 발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두산중공업(사장 박지원)을 비롯한 두산그룹의 창원 소재 6개 계열사는 어린이날을 맞아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임직원과 가족, 협력사 가족, 사회복지시설 아동 등 1만7000명을 초대해 '2011 두산가족문화제'를 개최했다.중앙대를 두산의 문화로 탈바꿈시키겠다고 하지만 과연 두산의 문화가 대학발전에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 과연 두산의 기업문화가 무엇인지, 두산의 기업문화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 기업문화가 대학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등 고민할 내용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은 외형적으로 찾을 수 없다. 중앙대를 운영하는 것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행과 연관돼 있는데 두산이 처음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오너가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면 중앙대의 개혁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동반성장 강조 성과공유제 선도했지만 가시적 성과는 없어두산은 2012년부터 사회적 변화를 실감하고 협력회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2012년 10월 협력회사와 성과공유제 협약을 했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성과를 독점하는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협력업체가 기술을 개발하거나 원가를 절감해도 이 이익은 모두 대기업의 차지가 됐다. 협력회사의 직원들의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도 운영한다.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은 협력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다.두산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두산인프라코어도 2012년 10월 협력회사와 공정거래 자율준수 협약을 했다. 협력회사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혁신활동도 공동으로 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 말까지 협력회사의 품질을 60% 이상 높이기 위해 6시그마 운동을 벌인다. 공정단축, 물류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구조를 혁신하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협력회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동반성장의 날 행사도 치렀다.이런 외형적인 노력과는 달리 두산이 협력업체에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평판은 듣지 못했다. 협력업체와의 관계, 직원관리, 소비자보호 등의 영역에서도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윤리경영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슈퍼 갑’으로서 협력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는 주장이 더 많다. 두산중공업의 사업장이 있는 창원 현지에서는 두산중공업이 대기업 납품실적이 필요한 협력업체로부터 저가 납품을 유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두산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씁쓸한 뉴스다.최근 소위 말하는 ‘을’의 반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운명처럼 받아들였던 과거와는 확연하게 구별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면서 정부가 과거와 달리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임직원, 협력회사, 경쟁사, 지역사회 등의 이해관계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국내 기업환경에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모순(矛盾)일 수도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다. 기업도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두산도 자신들이 주장하는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도 구호가 아니라 진심으로 고민해야 한다./민진규 객원기자(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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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8내일이 경칩이라고 한다. 물론 도회지에 살면서 24절기를 챙기면서 살지도 않고, 챙길 필요도 없지만 간밤의 추위를 몰아내어 준 봄 기운에 감사하면서 출근하였다. 항상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부끄럽게도 세상에 대해 이런 저런 불평을 하기도 한다. 사람관계만큼 복잡한 것이 있을까 하고 생각도 해보지만,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니 인간관계를 어렵다고 피할 수도 없다. 특히 천륜으로 형성된 가족관계는 많은 갈등의 시작이고, 세상 모든 행복의 귀결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출근하여 메일을 열어보니 선배님이 좋은 글귀를 보내 주셔서 잠시 상념에 잠기게 되었다. 연암 박지원선생이 자신이 정신적으로 의지하던 큰형이 돌아가신 후 어느 여름날 시냇가에 앉아 시를 한 수 지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그의 시입니다.우리 형님 얼굴은 누구 닮았나(我兄顔髮曾誰似)아버지 생각나면 형님을 봤지(每憶先君看我兄)이제 형님 생각나면 누구를 보나(今日思兄何處見)시냇물에 내 얼굴을 비쳐 보네(自將巾袂映溪行)연암의 시에서 부모를 보내고, 형제를 보낸 후 느꼈을 감정이 와 닿습니다. 그는 부모님을 잃은 후 15세 연상의 큰형을 매우 의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큰형을 잃은 그 해 봄에 아내를 잃었고, 얼마 후 며느리를 잃었고, 여름에 형을 잃었습니다. 그의 나이 50세였습니다. 40세 불혹(不惑)의 시기를 지나고, 50이면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로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자신이 태어난 소명, 즉 천명(天命)을 알아 사는데 흐트러짐이 없어야 합니다. 물론 연암선생님이 세상의 평범한 삶에는 초연하였다고 하여도 천륜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수 많은 사람들과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입니다. 그런 만남 중에서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천륜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형제자매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마음이 상해도 의절할 수도 없고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하여도 자고 나면 다시 보고 싶은 관계인 것입니다. 하지만 친구도, 연인도 선택할 수 있고, 친하게 지낼 수도 있고, 마음이 맞지 않아 관계를 단절할 수도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다시는 보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세상을 살면서 어려울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습니다. 이런 감정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천륜관계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 서운하기도 하고, 밉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이 들어 살갑게 지낼 수 있는 사이가 형제자매입니다. 스스로 기대치를 낮추고 욕심을 조금씩 줄이면 불화가 줄어들겠지요. 요즘 신문에 형제간의 싸움이나 불화가 서로를 상(傷)하게 하고 죽게도 되고, 사법처리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감정이 너무 격해지면 참기 어렵겠지만, 세상에 어느 인연보다 더 소중한 천륜이라고 한번 더 생각하면 많은 불화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참을 인(忍)자 세 번만 마음 속으로 새기면 살인도 피한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서 나이가 들게 되고, 나이가 들면 죽습니다. 불교의 윤회설을 믿는다고 하여도 죽고 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참에 내 자신을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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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6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현재 민주당 국회의원이고, 지난 김대중 정부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하였던 박지원 의원이 국가정보대학원 폐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고 한다. 국가정보대학원은 1997년 ‘국가정보대학원설치법’에 따라 설립되었으며 국가정보활동과 관련된 학술이론을 연구, 개발하고 정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학위과정으로 운영되지 않아 대학원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입법 당시와는 달리 최근 국내 여러 대학에 국가정보학 강좌가 개설되고 한국국가정보학회가 설립되는 등 민간하계 주도로 국가정보학에 대한 학술 연구 및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정보기관이 직접 학문분야 인력을 영성하고 학술적 연구를 수행할 필요성도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실제 국내 여러 대학에서 국가정보학 과목이 개설되고 있으며, 관련 학회가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양적인 측면에서 국가정보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학에서 수업에 활용할 교재나 참조할 논문도 부족한 실정이고, 이를 연구하는 전문가도 충분하지 않다. 민간에서 국가정보학을 연구하기 위한 자료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국가정보기관에 관련된 많은 자료가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보관되어 있거나 보존기한에 따라 파기되었기 때문에 연구자료가 전무하다. 외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학문적 성과물을 내기도 어렵다.국가정보대학원을 폐지하자는 주장을 하기에 앞서 국가정보대학원이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되지 못하였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여진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어렵다면 극단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수정·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지적하였듯이 민간인이 학문차원으로 국가정보학을 연구하기란 매우 어려워 국가정보기관이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다면 불가능에 가깝다. 국가정보학의 발전에 있어 국가정보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국가정보원도 연구자료의 제공과 연구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외부의 전문가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기존의 이론과 경험에 정통한 전문가의 활용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가진 외부인도 연구활동에 참여시켜야 한다. 외국의 전문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대상국의 문화와 역사에 익숙한 인재도 필요하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인재도 필요하다. 새로운 인재의 영입을 통해서 다양한 관점과 지혜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국가정보학의 발전은 요원하리라 보여진다.어느 조직이고 이질적인 요소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스스로 도태하게 된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동식물이 자연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종을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은 이종간의 교배와 끊임없는 혁신노력의 결과이다. 기업과 정부기관을 불문하고 국내의 많은 조직이 순혈주의를 주장하고 관행과 기존 질서만을 주장한다면 21세기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정보대학원도 학문적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인재풀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여진다. 앞으로 단시일 내에 내부에서 스스로 뼈를 깎는 성찰을 통해 혁신하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이 대학원폐지법안 제출 등 극단적인 외부의 간섭과 영향으로 더 큰 희생이 불가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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