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정책의 기류 [내부고발과 윤리경영(민진규 저)]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10-12 오전 11:41:00
반부패정책의 기류

위에서 내부고발은 반부패정책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밝혔다. 내부고발이 활성화된 조직이나 사회는 구성원들이 부패행위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 여러 정황을 통해서 검증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는 내부고발이 공직 및 사회윤리, 부패억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고발을 활성화하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법률을 제정하며 여론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내부고발에 대해 겉으로 찬성하지만 속으로 반발을 가장 많이 하는 조직이 공무원과 기득권 세력, 즉 정치인이다. 이들이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부와 권력을 취득하고 유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내부고발 활성화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집단이다.

역사적으로도 공조직의 불법과 부정행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도입하고 활성화하고 있는 것이 내부고발제도이다. 각 국가가 자국의 부패 인식도와 정치권의 묵시적 합의에 의해 내부고발자 보호나 반부패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국가의 시도가 글로벌경제하에서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윤리 라운드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면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매년 연말만 되면 국가부패지수라는 것을 발표하는데 한국은 매년 거의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선진국그룹인 OECD 회원국이고, 세계 무역 10대 국가에 포함된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부패지수는 후진국 수준으로 동남아 국가들보다 높고 심지어 아프리카 저개발국가들보다 높다.

어쨌든 지금의 한국은 영국, 호주 등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관료와 정치인 등 기존 기득권 세력들의 조직적 저항을 뚫고 시민단체 주도로 내부고발자 보호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힘으로 내부고발법이 입안되었다. ‘4•19학생운동’, ‘5•18광주시민항쟁’, ‘6•10운동’등 일련의 시민운동과 ‘386세대’로 일컬어지는 학생운동세력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진 1990년대 중반 이후 내부고발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지지기반이 확립됐다. 1960~70년대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였던 기성세대 중에서도 지지와 적극적인 참여를 한 인사들이 다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01년 6월에 ‘부패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2002년 1월 25일 부패방지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위원회로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이 법안에 시민단체의 요구가 많이 반영되지 않았고, 부패장지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되면서 권력형 부패 등에 관한 조사와 활동에 한계가 있다는 불평이 있었지만 이 정도도 대단한 성과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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