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윤리경영:한국가스공사 2편]전자입찰 비율 높여 계약 업무 관련 부패 요인 차단[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 국내와 해외의 연구성과물을 토대로 현실적인 새로운 지표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9월 5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윤리경영 대해부'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진단함으로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2013년 02월 06일자 신문에 실린 [윤리경영 대해부] 한국가스공사 편 기사를 소개합니다.
[기업진단-윤리경영]
[김백건(金白巾)의 윤리경영 대해부(23) - 한국가스공사 2 편]
전자입찰 비율 높여 계약 업무 관련 부패 요인 차단
에너지자원 안정적 수급과 국민경제 건정성 확보위해
유사 공기업과 통폐합 검토‧전문 경영진 구성 바람직
▲ 한국가스공사 BI프로그램 공모대회에 입상한 입상자들이 시상식이 끝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Communication(의사결정과정)=가스공사는 기업가치 30조원 달성을 위해 주도적 에너지원 확보, 사업네트워크 확대, 글로벌 역량 제고, 경영 시스템 고도화 등 4대 전략을 수립했다. 주도적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는 유·가스전 사업활성화, 비전통 에너지원 선정, 녹색에너지 사업육성 등이다. 사업네트워크 확대전략으로는 공급인프라 확장, 중·하류 사업 확대, 에너지 마케팅 강화를 한다. 글로벌 역량제고 전략으로는 글로벌 인재 확보, 핵심 기술력 확충, 재무 건전성 강화로 정했다. 경영시스템 고도화 전략으로는 핵심가치 내재화, 고객지향 경영 정착, 성과 기반 조직운영 등이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경영위원회는 전략의 수립 및 추진 성과를 주기적으로 검토·의결한다. 공공기관 경영자율권 확대가 도전적인 목표설정과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오히려 독단경영으로 인한 부실경영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경영자율권에 대한 노조의 입장과 협조여부도 성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2년 4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복수형태의 부사장 체제도 의사결정 체계의 변화시도로 봐야 한다. 가스공사가 도입한 부사장 체제가 참모가 아니라 계선조직이 되면서 의견충돌과 의사결정지연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아직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지만 사장과 역할분담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책임회피의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과 노조가 합심해 위험을 회피하지 않고 사업을 벌여 훌륭한 경영성과를 냈다고 자화자찬(自畵自讚)하고 있지만 부채가 급증하고, 해외사업도 부실징후가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20조 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으면서 26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호화 사옥을 짓고 있는 것도 모럴 해저드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2013년 1월 감사원은 가스공사가 유동화 하려던 5조원 대의 미수금이 금융자산으로 인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감독기관과 협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하려던 가스공사의 의지가 무산됐다. 불투명한 의사결정구조가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봐야 한다.
신뢰성 낮은 정보공개로 빈축…민영화 앞서 경영효율성 높여야
◆Stakeholders(이해관계자의 배려)=2009년 가스공사는 환경핵심 이슈인 온실가스의 주범 이산화탄소 및 질소화합물(NOx), 폐기물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등의 명세와 향후 달성목표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다. 환경관련 데이터 중에서 물 사용량을 제외한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고, 물 사용량과 폐기물 발생량 감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오염물질 배출이 최소화되는 천연가스 사용을 늘리는 것이 환경개선에 절대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 한국가스공사 평택기지본부와 통영기지본부가 에너지경영시스템 'ISO 50001' 인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기지 및 공급시설의 정성적 평가기술 확보, 정량적 위험성 평가기술 개발, 배관위험성 평가 프로그램 개발, 배관 매설현장의 제3자에 의한 타공사로 발생되는 매설심도 문제, 타구조물과의 저촉·진동 및 응력집중 문제 등 대책 및 해결, 지하 노출배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출 가스배관 모니터링 시스템 등의 기술을 개발해 운영한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가스기지의 노후화와 안전관리 미숙으로 인해 사고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는다.
가스공사는 압축성 기체인 천연가스를 도시가스회사와 발전소에 공급하고 있는데 정확한 계량을 통해 공정한 상거래 질서를 구축하고, 설비의 효율적 관리로 투자비용 및 운영비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최종 소비자인 발전소와 가정이 안정적이고 저렴한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소비자의 이해를 배려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공급가격을 과다 산정하거나 투자수익을 원가에 반영하지 않아 소비자 가격이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소비자인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것은 립(lip) 서비스에 불과하다.
직원의 복지를 위한 노력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공기업이 신규 기금출연과 직원융자사업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도록 지침을 하달했지만 가스공사는 이를 무시해 지적을 받았다.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10년과 2011년 총 114억 원의 예산을 우리사주 구입자금으로 융자했다. 가스공사의 직원 연봉이 매우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돈벌이를 위해 예산을 남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Transparency(경영투명성)=가스공사는 윤리실천으로 투명경영을 달성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내부통제 시스템 운영이 핵심인데, 전자입찰 비율을 높여 계약업무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건설공사 청렴이행으로 부패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재무제표 신뢰성 확보보다 운영의 효율성·효과성, 재무보고의 신뢰성 및 법규준수를 우선으로 삼고 있다. 재무보고의 신뢰성을 기하기 위한 노력도 대규모 차입을 통해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에 투자하는 것까지 검증해 주는 것은 아니다. 투자회수율이 매우 낮아 차입을 통해 해외투자를 하는 것은 재무지표의 건전성을 침해한다.
201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가스공사는 경영불투명성과 부채문제를 지적 받았다. 석유공사와 마찬가지로 가스공사가 공개하고 있는 석유와 가스의 자주개발률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성 없는 해외자원개발로 부실이 초래되고 막대한 부채가 발생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의 사장은 자원개발 사업은 성공률이 낮고, 사업변수가 많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2012년 가스공사가 호주의 프렐루드 프로젝트 투자를 결정하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민영화 거부하면서도 국민부담 최소화하려는 노력 부족
◆Reputation(사회가치 존중)=가스공사 녹색성장팀은 에너지관리 업무를 표준화하고 에너지경영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 절차서를 만들었다. 에너지 경영방침과 목표수립 및 에너지 절감활동을 통해 공정 설비의 에너지효율 최적화 기반을 마련했다.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대기 환경을 물려주자는 ‘블루스카이 프로젝트’는 대기환경조사, 자전거길 조성 등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 사업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화석에너지는 자원의 유한성으로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있으며 심각한 환경오염원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고 전 세계 국가와 기업이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2000년부터 신재생 에너지 기술개발을 위해 수소제조, 연료전지 관련 연구개발, 연료전지 자동차에 수소를 공급해주는 수소충전소 실증연구, 건물용 연료전지의 보급기반 구축을 위해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 및 거대 건물용 연료전지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MB정부가 출범 초부터 추진한 민영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에너지의 수급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상황에서 무작정 민영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장과 비효율적인 공기업이 에너지수급을 독점하면서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가스산업 민영화 논의는 1997년부터 시작됐고, 2004년 국회에 법안이 상정되었다. MB정부는 2009년, 2011년 민영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시도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에너지 자급률이 낮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한국의 현실에서 민영화가 어렵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무시하기 어렵다.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가재정위기 심화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에너지가격 폭등으로 인한 국민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삶의 질은 떨어지고 피폐해져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 차기 정부가 대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고환율정책을 손본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에너지 가격체계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다.
8-Flag Model로 측정한 가스공사의 윤리경영 성취도
지금까지 진단한 내용을 바탕으로 ‘8-Flag Model’로 측정한 가스공사 윤리경영 성취도를 종합하면 그림과 같다. 가스공사는 석유공사와 마찬가지로 윤리경영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나마 낙제점을 벗어난 영역은 윤리헌장, 제도운영, 윤리교육 프로그램과 경영투명성이다. 리더십, 의사소통, 이해관계자 배려, 사회가치 존중에 대한 달성도는 너무 낮아 개선노력이 절실하다.
윤리헌장은 행동강령을 세분화하고,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한 노력을 우호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윤리교육 프로그램은 다양성 측면에서 다른 공기업과 차별화되고 있다. 제도운영은 눈에 드러나는 조직이 대외협력실이다. 윤리위원회의 위원장이 사장이고, 감사실의 역할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대외협력실이 다양한 부서와 공동으로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경영투명성은 수치적인 측면에서 보면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전망이나 자주개발률과 같은 일부 지표는 신뢰하기 어려웠다.
리더십의 점수가 낮은 것은 경영진이 정부의 잘못된 지표선정에 저항하지 않고, 편승해 벌인 해외사업의 부실심화가 결정적이다. 전문가도 없으면서 사업을 무리하게 벌였지만, 해외자원개발 자체가 성공확률이 낮다는 경영진의 변명은 용납하기 어려웠다. 임직원의 복지를 위해 예산을 남용하거나, 성과급을 받기 위해 미수금을 이익으로 처리하는 것도 정상적인 경영활동은 아니다.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민영화를 반대하지만 종국적으로 독점사업의 이점을 향유하기 위한 변명이라는 지적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가스공사의 윤리경영은 국가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인 수급과 국민경제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달성도가 낮아 우려를 낳고 있다. 수십 년간 독점으로 인한 비효율을 제거하고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제불안과 국부의 유출을 피할 수 없다. 석유공사 등 유사 공기업과 통·폐합을 검토하고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전문가로 경영진을 구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 팀장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9월 5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윤리경영 대해부'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진단함으로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2013년 02월 06일자 신문에 실린 [윤리경영 대해부] 한국가스공사 편 기사를 소개합니다.
[기업진단-윤리경영]
[김백건(金白巾)의 윤리경영 대해부(23) - 한국가스공사 2 편]
전자입찰 비율 높여 계약 업무 관련 부패 요인 차단
에너지자원 안정적 수급과 국민경제 건정성 확보위해
유사 공기업과 통폐합 검토‧전문 경영진 구성 바람직
▲ 한국가스공사 BI프로그램 공모대회에 입상한 입상자들이 시상식이 끝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Communication(의사결정과정)=가스공사는 기업가치 30조원 달성을 위해 주도적 에너지원 확보, 사업네트워크 확대, 글로벌 역량 제고, 경영 시스템 고도화 등 4대 전략을 수립했다. 주도적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는 유·가스전 사업활성화, 비전통 에너지원 선정, 녹색에너지 사업육성 등이다. 사업네트워크 확대전략으로는 공급인프라 확장, 중·하류 사업 확대, 에너지 마케팅 강화를 한다. 글로벌 역량제고 전략으로는 글로벌 인재 확보, 핵심 기술력 확충, 재무 건전성 강화로 정했다. 경영시스템 고도화 전략으로는 핵심가치 내재화, 고객지향 경영 정착, 성과 기반 조직운영 등이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경영위원회는 전략의 수립 및 추진 성과를 주기적으로 검토·의결한다. 공공기관 경영자율권 확대가 도전적인 목표설정과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오히려 독단경영으로 인한 부실경영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경영자율권에 대한 노조의 입장과 협조여부도 성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2년 4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복수형태의 부사장 체제도 의사결정 체계의 변화시도로 봐야 한다. 가스공사가 도입한 부사장 체제가 참모가 아니라 계선조직이 되면서 의견충돌과 의사결정지연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아직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지만 사장과 역할분담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책임회피의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과 노조가 합심해 위험을 회피하지 않고 사업을 벌여 훌륭한 경영성과를 냈다고 자화자찬(自畵自讚)하고 있지만 부채가 급증하고, 해외사업도 부실징후가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20조 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으면서 26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호화 사옥을 짓고 있는 것도 모럴 해저드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2013년 1월 감사원은 가스공사가 유동화 하려던 5조원 대의 미수금이 금융자산으로 인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감독기관과 협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하려던 가스공사의 의지가 무산됐다. 불투명한 의사결정구조가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봐야 한다.
신뢰성 낮은 정보공개로 빈축…민영화 앞서 경영효율성 높여야
◆Stakeholders(이해관계자의 배려)=2009년 가스공사는 환경핵심 이슈인 온실가스의 주범 이산화탄소 및 질소화합물(NOx), 폐기물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등의 명세와 향후 달성목표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다. 환경관련 데이터 중에서 물 사용량을 제외한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고, 물 사용량과 폐기물 발생량 감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오염물질 배출이 최소화되는 천연가스 사용을 늘리는 것이 환경개선에 절대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 한국가스공사 평택기지본부와 통영기지본부가 에너지경영시스템 'ISO 50001' 인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기지 및 공급시설의 정성적 평가기술 확보, 정량적 위험성 평가기술 개발, 배관위험성 평가 프로그램 개발, 배관 매설현장의 제3자에 의한 타공사로 발생되는 매설심도 문제, 타구조물과의 저촉·진동 및 응력집중 문제 등 대책 및 해결, 지하 노출배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출 가스배관 모니터링 시스템 등의 기술을 개발해 운영한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가스기지의 노후화와 안전관리 미숙으로 인해 사고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는다.
가스공사는 압축성 기체인 천연가스를 도시가스회사와 발전소에 공급하고 있는데 정확한 계량을 통해 공정한 상거래 질서를 구축하고, 설비의 효율적 관리로 투자비용 및 운영비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최종 소비자인 발전소와 가정이 안정적이고 저렴한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소비자의 이해를 배려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공급가격을 과다 산정하거나 투자수익을 원가에 반영하지 않아 소비자 가격이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소비자인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것은 립(lip) 서비스에 불과하다.
직원의 복지를 위한 노력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공기업이 신규 기금출연과 직원융자사업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도록 지침을 하달했지만 가스공사는 이를 무시해 지적을 받았다.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10년과 2011년 총 114억 원의 예산을 우리사주 구입자금으로 융자했다. 가스공사의 직원 연봉이 매우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돈벌이를 위해 예산을 남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Transparency(경영투명성)=가스공사는 윤리실천으로 투명경영을 달성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내부통제 시스템 운영이 핵심인데, 전자입찰 비율을 높여 계약업무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건설공사 청렴이행으로 부패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재무제표 신뢰성 확보보다 운영의 효율성·효과성, 재무보고의 신뢰성 및 법규준수를 우선으로 삼고 있다. 재무보고의 신뢰성을 기하기 위한 노력도 대규모 차입을 통해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에 투자하는 것까지 검증해 주는 것은 아니다. 투자회수율이 매우 낮아 차입을 통해 해외투자를 하는 것은 재무지표의 건전성을 침해한다.
201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가스공사는 경영불투명성과 부채문제를 지적 받았다. 석유공사와 마찬가지로 가스공사가 공개하고 있는 석유와 가스의 자주개발률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성 없는 해외자원개발로 부실이 초래되고 막대한 부채가 발생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의 사장은 자원개발 사업은 성공률이 낮고, 사업변수가 많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2012년 가스공사가 호주의 프렐루드 프로젝트 투자를 결정하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민영화 거부하면서도 국민부담 최소화하려는 노력 부족
◆Reputation(사회가치 존중)=가스공사 녹색성장팀은 에너지관리 업무를 표준화하고 에너지경영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 절차서를 만들었다. 에너지 경영방침과 목표수립 및 에너지 절감활동을 통해 공정 설비의 에너지효율 최적화 기반을 마련했다.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대기 환경을 물려주자는 ‘블루스카이 프로젝트’는 대기환경조사, 자전거길 조성 등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 사업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화석에너지는 자원의 유한성으로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있으며 심각한 환경오염원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고 전 세계 국가와 기업이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2000년부터 신재생 에너지 기술개발을 위해 수소제조, 연료전지 관련 연구개발, 연료전지 자동차에 수소를 공급해주는 수소충전소 실증연구, 건물용 연료전지의 보급기반 구축을 위해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 및 거대 건물용 연료전지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MB정부가 출범 초부터 추진한 민영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에너지의 수급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상황에서 무작정 민영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장과 비효율적인 공기업이 에너지수급을 독점하면서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가스산업 민영화 논의는 1997년부터 시작됐고, 2004년 국회에 법안이 상정되었다. MB정부는 2009년, 2011년 민영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시도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에너지 자급률이 낮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한국의 현실에서 민영화가 어렵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무시하기 어렵다.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가재정위기 심화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에너지가격 폭등으로 인한 국민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삶의 질은 떨어지고 피폐해져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 차기 정부가 대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고환율정책을 손본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에너지 가격체계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다.
8-Flag Model로 측정한 가스공사의 윤리경영 성취도
지금까지 진단한 내용을 바탕으로 ‘8-Flag Model’로 측정한 가스공사 윤리경영 성취도를 종합하면 그림과 같다. 가스공사는 석유공사와 마찬가지로 윤리경영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나마 낙제점을 벗어난 영역은 윤리헌장, 제도운영, 윤리교육 프로그램과 경영투명성이다. 리더십, 의사소통, 이해관계자 배려, 사회가치 존중에 대한 달성도는 너무 낮아 개선노력이 절실하다.
윤리헌장은 행동강령을 세분화하고,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한 노력을 우호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윤리교육 프로그램은 다양성 측면에서 다른 공기업과 차별화되고 있다. 제도운영은 눈에 드러나는 조직이 대외협력실이다. 윤리위원회의 위원장이 사장이고, 감사실의 역할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대외협력실이 다양한 부서와 공동으로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경영투명성은 수치적인 측면에서 보면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전망이나 자주개발률과 같은 일부 지표는 신뢰하기 어려웠다.
리더십의 점수가 낮은 것은 경영진이 정부의 잘못된 지표선정에 저항하지 않고, 편승해 벌인 해외사업의 부실심화가 결정적이다. 전문가도 없으면서 사업을 무리하게 벌였지만, 해외자원개발 자체가 성공확률이 낮다는 경영진의 변명은 용납하기 어려웠다. 임직원의 복지를 위해 예산을 남용하거나, 성과급을 받기 위해 미수금을 이익으로 처리하는 것도 정상적인 경영활동은 아니다.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민영화를 반대하지만 종국적으로 독점사업의 이점을 향유하기 위한 변명이라는 지적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가스공사의 윤리경영은 국가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인 수급과 국민경제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달성도가 낮아 우려를 낳고 있다. 수십 년간 독점으로 인한 비효율을 제거하고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제불안과 국부의 유출을 피할 수 없다. 석유공사 등 유사 공기업과 통·폐합을 검토하고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전문가로 경영진을 구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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