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윤리경영: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1편]불량 중국산 고추 버젓이 시중 유통[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3-02-26 오후 6:32:00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 국내와 해외의 연구성과물을 토대로 현실적인 새로운 지표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9월 5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윤리경영 대해부'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진단함으로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2013년 02월 20일자 신문에 실린 [윤리경영 대해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편 기사를 소개합니다.

[기업진단-윤리경영]

[김백건(金白巾)의 윤리경영 대해부(25)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1 편]

'불량' 중국산 고추 버젓이 시중 유통

공정경쟁 위해 도입한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 되레 비리 온상

중소 수출업체 지원 ‘저리융자’ 정책자금 대기업에 편중 지원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옥 전경



[그린경제=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Korea Agro-Fisheries Trade Corporation·이하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농어민의 소득증대와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설립된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발족, 1987년 농수산물유통공사로 재발족 된 후, 2012년 국제곡물조달 등 신규사업을 추가하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개칭했다. 주요업무는 농림축수산물의 수급조절(수매·비축) 및 가격안정, 유통개선·투자. 자금대여, 수출입 품질관리. 수출증대, 외국기술의 도입, 기술지도, 경영지도·조사·연구·교육, 가공식품산업의 시험연구·기술지원 등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언론보도, 그린경제 DB, 국가정보전략연구소 DB, 국정감사 자료, 감사원 자료 등을 참조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8-Flag Model’을 적용해 보자.

전문지식 없는 조직, 윤리의식 낮은 임직원이 걸림돌

◆Leadership(리더십, 오너/임직원의 의지)=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aT비전 2016’은 농수산물에서 농수산식품으로 지원대상 재화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된 다양한 사업 수행, 관련내용의 포괄적 수용에 적합한 비전과 미션을 설정했다. 비전(vision)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글로벌 농수산식품 산업육성 전문 공기업’이다. 비전체계로 공기업 역할수행의 전제조건인 국민들로부터의 신뢰확보, 해외 네트워크 규모와 기능 확대, 글로벌 사업체계 육성 등을 세웠다.

미션(mission)은 ‘농수산식품 산업진흥, 국민의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 삶의 질 향상’이다. 미션체계로 공사의 설립목적을 지속적으로 수행, 산업진흥 역할 강화, 농수산식품 전문가 확보로 공익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공기업 등을 세웠다. 핵심가치(core value)는 긍정적 사고(Yes), 전문지식(Excellence), 고객감동(Surprise), 실행중시(Action), 상호신뢰(Trust)다. 농수산물 유통공사 임직원은 비전이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사적인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비윤리적인 경영행위는 수입농수산물의 품질관리를 무시한 비축기지 입고, 검사기준 미비에 따른 식품의약품안전청 적합판정의 불합리성에 대한 동조 및 방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규격미달 판정까지 무시, 부실한 재검사, 검사수치 조작, 국내 판매 시 품질저하품의 정상품 둔갑 판매, 교환·환불·반품 절대 불가 등 다양하다. 더불어 공사 직원들의 수입농수산물 품질 검사 과정 소홀, 문제 제품 인지 후 부적절한 조치 및 방치, 식품위생 안전 소홀 등도 고질적으로 만연해 있다.

2010년 임직원의 미공개 내부 정보를 악용한 북한 농산물 반입 및 부당 이득 취득, 관계기관의 북한 농산물 반입승인 과정 및 검정결과 변경과정 등의 부적절한 업무행위 등이 적발됐다. 2013년 감사원은 ‘국영무역 주요농산물 판매·수입실태’에서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수입농산물 품질관리와 품질저하품의 처리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수입건고추의 품질저하 상태는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할 정도였지만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이를 무시하고 유통시켰다. 국내 고추 생산량이 줄어들자 국내 수급을 맞추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강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불량제품을 정상 제품인 것처럼 유통시키는 행위는 용납이 되지 않는다.

▲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대전·충남지사가 대전 서구청을 방문, 구청장에게 이웃돕기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현 경영진이 수급안정, 수출확대, 사업전문성 강화, 경영혁신 제고, 성과와 능력중심의 인재관리, 윤리 투명경영, CSR(사회공헌 활동) 확대 등 지속가능 경영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지만 달성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비윤리적인 경영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공기업과 윤리의식이 낮은 임직원이 보여줄 수 있는 전형이다. 윤리경영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경영진과 임직원의 윤리의식 제고 교육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윤리헌장과 부정비리신고 제도 구비했지만 비리 근절되지 않아

◆Code(윤리헌장)=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윤리헌장에 ‘열린사회의 일원으로서 윤리적 가치관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여 국민기업으로서 우리 농식품과 식문화가 세계화와 더불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익적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사를 구현하고자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고객이 우선이며, 정직과 청렴의 근무자세를 견지하고, 공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인식해 활동하라고 요구한다. 행동강령은 총칙, 공정한 직무수행, 부당이득의 수수금지 등 건전한 공직풍토의 조성, 위반 시의 조치 등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농어민에게 희망을 주는 맑고 깨끗한 공사’의 슬로건 ‘Green dream aT’를 윤리경영으로 정의하고, 윤리 캐릭터 ‘새록이’는 씨앗을 형상화한 것이다. 새록이의 새싹 두상은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의지, 공익적 사명, 사회적 책임 실현의 윤리적 발현을 의미한다. 손에 든 돋보기는 수출과 유통을 통해 농수산식품 산업을 주도하는 일류 공기업으로서 사회 저변에 만연하고 있는 비윤리적 요소들을 찾아내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윤리헌장, 윤리강령, 윤리경영 슬로건, 윤리캐릭터 등을 살펴보면 윤리경영에 대해 이해는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ompliance(제도운영)=윤리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 설립한 윤리경영위원회의 위원장은 사장이다. 위원은 이사, 기획실장, 각 사업본부장 등 8명이다. 연 2회의 정기회의를 실시하며 필요 시 임시회의를 소집한다. 주요 업무는 연간 윤리경영 추진계획 심의와 추진실적 평가다. 윤리경영사무국은 윤리경영 업무 총괄 및 실천과제의 발굴과 시행이다. 지원부서로서 총무시설팀은 윤리경영 제반 활동 지원, 인사팀은 윤리경영 교육훈련 및 상벌제도를 시행한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랑나눔단은 공사의 사회공헌활동 계획 수립 및 총괄 실행 조직이다.

부정비리신고는 부패행위(행동강령위반행위) 신고를 기본으로 한다. 부정비리신고 시 신고자의 신분보장을 한다. 다양한 부정행위가 발생하고 있지만 특히 학교 급식재료 납품부정행위는 심각한 수준이다. 학교 급식재료 공급업체 선정 과정의 부당한 수의 계약·뇌물·향응·최저가 낙찰로 인한 대기업 독과점 등 비리가 만연해 이를 근절을 위해 전자조달 방식 계약으로 전환했다.

▲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농림수산식품부와 함께 미국 드렉셀 대학교 조리 전공 학생과 교수 20여명을 초청해 2주간 한식 심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자조달방식 계약은 학교와 급식재료 납품업체 간의 유착·비리 가능성 축소, 업체 간 경쟁으로 구매가격 낮춤 등 장점이 있는 반면 익명을 악용해 중복된 IP 입찰 소지가 있다. 실제 감사원의 감사결과 학교급식 전자조달 시스템이 부정입찰과 비리의 온상이었음이 밝혀졌다. 퇴직한 직원들이 계약 몰아주기, 검사업무 개입, 입찰방해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결과적으로 제도적 허점이 비리를 유도한 꼴이 됐다.

윤리교육 노력 하지만 사후약방문, 의사소통 아니라 의사단절

◆Education(윤리교육 프로그램)=윤리교육 자료실의 내용을 파악해 보면 회사정보 보호의 엄격함, 사외출강 규정 준수, 올바른 직장문화 선도, 올바른 경조사의 원칙, 회사자산의 보호, 업무 중 발생된 선물의 규정 등을 윤리교육자료를 통해 인지하고 실천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에 실시한 청렴혁신 교육교재 발간, 시청각 교육 실시, 행동강령 퀴즈 콘테스트 개최, 클린 티타임 개최 등도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2012년 ‘윤리청렴주간’을 맞아 CEO의 착한 편지, 윤리백설기 배포, 윤리딜레마 자가진단테스트, 윤리딜레마 사례공모, 전문가 초청강연을 했다. 윤리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윤리딜레마 탈출을 위한 모의법정 체험, 청렴스타(아이디어공모전), 청렴동아리(일급수) 등 참여형 윤리실천 프로그램도 도입하고 있다. ‘윤리딜레마 탈출을 위한 모의법정’은 교리체험교육의 일환으로, 솔로몬의 지혜를 모의법정 형식으로 삼아 역할 분담을 통해 윤리적 의사소통을 함양하는 것이다.

학교급식 부문 등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되자 IT부문 부패를 감소시키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항공사와 협력해 CS역량향상과 윤리마인드향상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윤리교육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을 벗어나지 못하고, 항공사와의 협력교육도 윤리교육과는 연관성이 낮다. First Class 서비스 교육, 와인 매너 교육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직원이 직면할 수 있는 윤리딜레마와 연관성이 낮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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