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윤리경영:예술의 전당 1편]사장부터 말단까지 度넘은 부패로 비리의 전당 오명[국가정보전략연구소]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 국내와 해외의 연구성과물을 토대로 현실적인 새로운 지표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9월 5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윤리경영 대해부'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진단함으로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2013년 05월 01일자 신문에 실린 [윤리경영 대해부] 예술의 전당 편 기사를 소개합니다.
[기업진단-윤리경영]
[김백건(金白巾)의 윤리경영 대해부(35) - 예술의 전당1 편]
사장부터 말단까지 度넘은 부패로 '비리의 전당' 오명
만성적 적자·경영 부실 속 후원금 횡령에 웃돈 요구도 다반사
고질적 낙하산 인사·간부가 직원보다 많은 기형적 조직 구조
▲ 서초구 예술의전당
[그린경제=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장] 예술의전당(Seoul Arts Center)은 ‘문화예술의 창달과 진흥,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기회 확대’를 목표로 1988년 설립됐다. 음악당, 서예관, 미술관, 오페라하우스 등 복합문화센터로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예술 시설이다. 다른 지방 문화회관이 예술의전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자 예술의전당은 명칭 사용금지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공익성, 명칭의 보편성 등의 이유로 사용을 허가했다.
예술의전당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언론보도, 그린경제 DB, 국가정보전략연구소 DB, 국정감사, 감사원 자료 등을 참조했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8-Flag Model’을 적용해 예술의전당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해 보자.
비리위원 위촉 성과없어
◆Leadership(리더십, 오너/임직원의 의지)=예술의전당의 미션(mission)은 ‘문화예술 창달, 국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 문화예술 진흥’이다. 비전(vision)은 ‘수준 높은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 제공하고 국민들과 예술가들에게 사랑 받는 선도적 복합아트센터’이다. 운영목표는 ‘높은 예술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기관 운영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한다’이며, 핵심가치(core value)는 예술성, 공공성, 고객지향 등이다.
예술의전당은 비전과 핵심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목표로 수준 높은 예술프로그램 제공, 공공성 증진을 통한 사회적 기여, 이용객 편의를 위한 고객서비스 제고로 정했다. 수준 높은 예술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프로그램 예술성 제고에 따른 관람객 증가, 국내외 예술단체와의 협력증진 등의 사업과제를 설정했다. 공공성 증진을 통한 사회적 기여의 사업과제는 공공성에 기반한 운영정책 추진, 문화소외계층 관람기회 확대 등이다. 이용객 편의를 위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사업 개선 및 개발, 서비스 품질제고를 통한 고객층 확대를 과제로 정했다.
예술환경이 척박한 한국에서 예술문화를 진흥하고 예술인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예술의전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가수 이소라의 소속사가 예술의전당 직원이 대관료를 인하해주는 대신 뒷돈과 공연투자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2009년 검찰의 수사결과 전직사장이 후원금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감사결과 1급부터 6급까지 직원들이 납품업체의 지원을 받아 향응성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이 적발됐다.
▲ 20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은 예술의전당의 토월극장. 13개월 간에 걸친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1월말 공개됐다.
만성적인 적자와 경영부실은 차치하더라도 임직원의 부정부패가 도를 넘어섰다. 특수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바탕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비리의 전당’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예술성과 관계없이 소수의 힘 있는 자들의 공연장에 불과하고, 힘없는 예술인들의 고혈을 빨아 먹고 있다는 비난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2년 2월에 이사장으로 취임했던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인사논란이 불거지자 자진 사퇴했고, 2013년 3월 임명된 고학찬 신임사장은 낙하산/보은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임 이사장, 전임 사장, 전/현직 임직원의 비리행위가 만연해 있고, 주요 경영진의 경영능력이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신사업을 발굴하고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비전위원을 위촉했지만 성과가 없다.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받는 공기업이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나 목표가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경영진 구성이나 임직원의 윤리경영 태도교육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현 사장도 인사논란, 역량, 전문성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임직원의 윤리의식 고취와 윤리경영 정착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윤리제도 운영 全無한 실정
◆Code(윤리헌장)=윤리헌장에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창달과 국민의 문화향수 기회의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 공간의 운영과 발전을 위한 기관이다. 예술의전당의 임직원은 긍지와 자부심으로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통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임직원은 높은 윤리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공정한 업무 처리와 부패방지로 공직풍토 조성에 앞장선다. 세계 10대 아트센터로서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발전과 고급예술의 대중화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고객들에게 예술적 품위를 갖춘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한다.’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윤리강령은 총 23조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공과 사의 구분에서 임직원은 근무시간 내 사적인 일에 시간을 할애하여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거나, 온라인 게임, 도박, 음란사이트 방문 등의 금지, 임직원 상호관계에서는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부당한 지시를 해서는 안 되며 하급자는 상급자의 정당한 지시에 순응하되 부당한 지시는 거절해야 한다 등이다. 사장이 강령을 준수하고 임직원의 청렴성 유지 등을 위하여 필요한 구체적인 판단기준 및 처리절차와 그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세부사항은 행동강령에서 별도로 정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 프랑스의 설치미술가 겸 사진가 조르주 루스가 예술의전당에 설치한 ‘꿈’. 그는 낡고 버려진 장소를 작업실 삼아 오랜 시간에 걸쳐 현실 공간 속에 그림을 만드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Compliance(제도운영)=선진국에서는 윤리경영을 정착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내부고발이라고 판단해 내부고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각종 부정부패행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부정행위 연루자도 사장에서부터 말단 직원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외부 자료를 모두 검토해도 윤리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는 전혀 운영하지 않고 있다. 감독기관인 문화부의 감사의지가 빈약한 것인지, 예술의전당 경영진이 배포가 큰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2009년 문화부는 예술의전당의 종합감사에서 불법/비리 혐의를 적발하고도 최종 처분요구서에는 대거 삭제/누락시켜 고의로 은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예술의전당이 오페라하우스 화재 복구공사 입찰 과정에서 부당계약으로 인해 예산을 낭비하고, 전/현직 간부들이 비리/전횡에 연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누락시켰다. 문화부가 예술의전당 경영진을 자신들의 우호세력으로 심어면서 비윤리경영을 방관 혹은 보호해 주고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내부 의사결정도 폐쇄적
◆Education(윤리교육 프로그램)=예술의전당은 서비스업무가 주이므로 ‘고객서비스헌장’으로 윤리교육을 대체하고 있는 느낌이다. 고객서비스헌장에 ‘예술의전당 직원들은 품위 있는 태도와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을 맞이하고, 항상 밝은 미소와 겸손한 자세로 고객을 맞이하며, 고객들이 편리하고 쾌적하게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힘쓰며, 주차장/휴게시설/기타 다른 시설 이용에 불편하거나 불쾌한 일이 없도록 주의하며, 고객들이 항상 고급예술의 애호가로 인격과 품위를 우대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자세를 갖추겠다’고 돼 있다.
하지만 고객서비스는 윤리교육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다른 공기업이 최소한의 윤리교육을 하는 것은 비리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임직원의 윤리경영 의지를 고양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윤리교육을 하지 않고도 임직원이 스스로 윤리경영을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상하를 막론하고 모두 비윤리적 행위로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윤리교육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Communication(의사결정과정)=2009년 예술의전당 노조는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노조에 불리한 내용으로 정관규정을 변경했다며 법원에 이사회 정관규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사회가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면서 변경한 정관규정이 문제였다. 인력감축 및 임금제 변경, 임금 피크제 도입, 신입사원 초임인하, 청년인턴채용 활성화 등의 내부규정을 변경한 후 노조에 통보해 논란을 빚었다.
2010년 6월 예술의전당은 공연자문위원을 2012년 12월까지의 임기로 위촉했다. 오페라하우스 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적인 공연계 인사들을 자문위원으로 구성했다. 오페라, 발레/무용, 연극/뮤지컬, 국악 등 20명과 분과별로 5인 이상의 위원회를 결성했다. 2012년 12월부로 이들의 임기가 종료됐지만 아직 추가로 자문위원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자체 기획공연 강화를 위해 전문가를 영입했다. 전문가 프로그램 디렉터는 공연 및 전시, 야외행사, 심포지엄, 출판 등의 사업, 개관25주년 기념사업 플랜구축, 국립상주단체와의 협력, 예술의전당 브랜드 사업발굴, 대내/외 의견 수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예술의전당이 내/외부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노조가 반대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함에도 불구하고 몰래 정관을 바꾸거나,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고, 대중가수의 공연을 불허하는 궁색한 이유를 거둬들이지 않는 등 불통의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위촉한 공연자문위원이나 전문가 프로그램 디렉터의 역할도 눈에 띄지 않는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 팀장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9월 5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윤리경영 대해부'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진단함으로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2013년 05월 01일자 신문에 실린 [윤리경영 대해부] 예술의 전당 편 기사를 소개합니다.
[기업진단-윤리경영]
[김백건(金白巾)의 윤리경영 대해부(35) - 예술의 전당1 편]
사장부터 말단까지 度넘은 부패로 '비리의 전당' 오명
만성적 적자·경영 부실 속 후원금 횡령에 웃돈 요구도 다반사
고질적 낙하산 인사·간부가 직원보다 많은 기형적 조직 구조
▲ 서초구 예술의전당
[그린경제=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장] 예술의전당(Seoul Arts Center)은 ‘문화예술의 창달과 진흥,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기회 확대’를 목표로 1988년 설립됐다. 음악당, 서예관, 미술관, 오페라하우스 등 복합문화센터로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예술 시설이다. 다른 지방 문화회관이 예술의전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자 예술의전당은 명칭 사용금지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공익성, 명칭의 보편성 등의 이유로 사용을 허가했다.
예술의전당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언론보도, 그린경제 DB, 국가정보전략연구소 DB, 국정감사, 감사원 자료 등을 참조했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8-Flag Model’을 적용해 예술의전당의 윤리경영 현황을 진단해 보자.
비리위원 위촉 성과없어
◆Leadership(리더십, 오너/임직원의 의지)=예술의전당의 미션(mission)은 ‘문화예술 창달, 국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 문화예술 진흥’이다. 비전(vision)은 ‘수준 높은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 제공하고 국민들과 예술가들에게 사랑 받는 선도적 복합아트센터’이다. 운영목표는 ‘높은 예술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기관 운영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한다’이며, 핵심가치(core value)는 예술성, 공공성, 고객지향 등이다.
예술의전당은 비전과 핵심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목표로 수준 높은 예술프로그램 제공, 공공성 증진을 통한 사회적 기여, 이용객 편의를 위한 고객서비스 제고로 정했다. 수준 높은 예술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프로그램 예술성 제고에 따른 관람객 증가, 국내외 예술단체와의 협력증진 등의 사업과제를 설정했다. 공공성 증진을 통한 사회적 기여의 사업과제는 공공성에 기반한 운영정책 추진, 문화소외계층 관람기회 확대 등이다. 이용객 편의를 위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사업 개선 및 개발, 서비스 품질제고를 통한 고객층 확대를 과제로 정했다.
예술환경이 척박한 한국에서 예술문화를 진흥하고 예술인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예술의전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가수 이소라의 소속사가 예술의전당 직원이 대관료를 인하해주는 대신 뒷돈과 공연투자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2009년 검찰의 수사결과 전직사장이 후원금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감사결과 1급부터 6급까지 직원들이 납품업체의 지원을 받아 향응성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이 적발됐다.
▲ 20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은 예술의전당의 토월극장. 13개월 간에 걸친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1월말 공개됐다.
만성적인 적자와 경영부실은 차치하더라도 임직원의 부정부패가 도를 넘어섰다. 특수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바탕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비리의 전당’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예술성과 관계없이 소수의 힘 있는 자들의 공연장에 불과하고, 힘없는 예술인들의 고혈을 빨아 먹고 있다는 비난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2년 2월에 이사장으로 취임했던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인사논란이 불거지자 자진 사퇴했고, 2013년 3월 임명된 고학찬 신임사장은 낙하산/보은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임 이사장, 전임 사장, 전/현직 임직원의 비리행위가 만연해 있고, 주요 경영진의 경영능력이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신사업을 발굴하고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 비전위원을 위촉했지만 성과가 없다.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받는 공기업이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나 목표가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경영진 구성이나 임직원의 윤리경영 태도교육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현 사장도 인사논란, 역량, 전문성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임직원의 윤리의식 고취와 윤리경영 정착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윤리제도 운영 全無한 실정
◆Code(윤리헌장)=윤리헌장에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창달과 국민의 문화향수 기회의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 공간의 운영과 발전을 위한 기관이다. 예술의전당의 임직원은 긍지와 자부심으로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통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임직원은 높은 윤리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공정한 업무 처리와 부패방지로 공직풍토 조성에 앞장선다. 세계 10대 아트센터로서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발전과 고급예술의 대중화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고객들에게 예술적 품위를 갖춘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한다.’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윤리강령은 총 23조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공과 사의 구분에서 임직원은 근무시간 내 사적인 일에 시간을 할애하여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거나, 온라인 게임, 도박, 음란사이트 방문 등의 금지, 임직원 상호관계에서는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부당한 지시를 해서는 안 되며 하급자는 상급자의 정당한 지시에 순응하되 부당한 지시는 거절해야 한다 등이다. 사장이 강령을 준수하고 임직원의 청렴성 유지 등을 위하여 필요한 구체적인 판단기준 및 처리절차와 그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세부사항은 행동강령에서 별도로 정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 프랑스의 설치미술가 겸 사진가 조르주 루스가 예술의전당에 설치한 ‘꿈’. 그는 낡고 버려진 장소를 작업실 삼아 오랜 시간에 걸쳐 현실 공간 속에 그림을 만드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Compliance(제도운영)=선진국에서는 윤리경영을 정착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내부고발이라고 판단해 내부고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각종 부정부패행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부정행위 연루자도 사장에서부터 말단 직원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외부 자료를 모두 검토해도 윤리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는 전혀 운영하지 않고 있다. 감독기관인 문화부의 감사의지가 빈약한 것인지, 예술의전당 경영진이 배포가 큰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2009년 문화부는 예술의전당의 종합감사에서 불법/비리 혐의를 적발하고도 최종 처분요구서에는 대거 삭제/누락시켜 고의로 은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예술의전당이 오페라하우스 화재 복구공사 입찰 과정에서 부당계약으로 인해 예산을 낭비하고, 전/현직 간부들이 비리/전횡에 연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누락시켰다. 문화부가 예술의전당 경영진을 자신들의 우호세력으로 심어면서 비윤리경영을 방관 혹은 보호해 주고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내부 의사결정도 폐쇄적
◆Education(윤리교육 프로그램)=예술의전당은 서비스업무가 주이므로 ‘고객서비스헌장’으로 윤리교육을 대체하고 있는 느낌이다. 고객서비스헌장에 ‘예술의전당 직원들은 품위 있는 태도와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을 맞이하고, 항상 밝은 미소와 겸손한 자세로 고객을 맞이하며, 고객들이 편리하고 쾌적하게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힘쓰며, 주차장/휴게시설/기타 다른 시설 이용에 불편하거나 불쾌한 일이 없도록 주의하며, 고객들이 항상 고급예술의 애호가로 인격과 품위를 우대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자세를 갖추겠다’고 돼 있다.
하지만 고객서비스는 윤리교육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다른 공기업이 최소한의 윤리교육을 하는 것은 비리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임직원의 윤리경영 의지를 고양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윤리교육을 하지 않고도 임직원이 스스로 윤리경영을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상하를 막론하고 모두 비윤리적 행위로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윤리교육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Communication(의사결정과정)=2009년 예술의전당 노조는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노조에 불리한 내용으로 정관규정을 변경했다며 법원에 이사회 정관규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사회가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면서 변경한 정관규정이 문제였다. 인력감축 및 임금제 변경, 임금 피크제 도입, 신입사원 초임인하, 청년인턴채용 활성화 등의 내부규정을 변경한 후 노조에 통보해 논란을 빚었다.
2010년 6월 예술의전당은 공연자문위원을 2012년 12월까지의 임기로 위촉했다. 오페라하우스 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적인 공연계 인사들을 자문위원으로 구성했다. 오페라, 발레/무용, 연극/뮤지컬, 국악 등 20명과 분과별로 5인 이상의 위원회를 결성했다. 2012년 12월부로 이들의 임기가 종료됐지만 아직 추가로 자문위원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자체 기획공연 강화를 위해 전문가를 영입했다. 전문가 프로그램 디렉터는 공연 및 전시, 야외행사, 심포지엄, 출판 등의 사업, 개관25주년 기념사업 플랜구축, 국립상주단체와의 협력, 예술의전당 브랜드 사업발굴, 대내/외 의견 수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예술의전당이 내/외부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노조가 반대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함에도 불구하고 몰래 정관을 바꾸거나,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고, 대중가수의 공연을 불허하는 궁색한 이유를 거둬들이지 않는 등 불통의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위촉한 공연자문위원이나 전문가 프로그램 디렉터의 역할도 눈에 띄지 않는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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