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공산권자료로 본 625전쟁 재평가(6)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6 오후 5:50:00
남북관계가 천안함 사건 등으로 경색되고 있으며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한반도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변국의 대한반도정책은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2010년은 625발발 60주년, 419혁명 50주년 등으로 다양한 이해단체들이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모두 과거에 얽매여 있고, 막상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대안제시를 하지는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 글은 송종환 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가 2010년 6월4일 자유민주연구학회가 주최한 6.25 6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제문으로 발표한 것을 소개한다. 625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글이 아닌가 싶다.

<6.25 60주년기념 특집>

공산권 자료로 본 6·25 전쟁 재평가(6): 러시아 측이 공개한 비밀문서를 중심으로*

6. 한국전쟁 60주년의 교훈

이번 북한의 기습 어뢰공격은 60년 전 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환기시켜주고 실감케 했다. 그리고 한국은 6·25 당시처럼 방심하는 사이에 또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당한 것이다.

2007년 12월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햇볕정책’을 심판한 대다수 국민들의 지지로 2008년 2월 정권이 교체되고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폭침되었음이 밝혀졌는데도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 주술에 홀려 해이해진 국민의 안보의식과 군의 기강은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5월 20일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조사단까지 포함된 민군합동조사단이 북한 소행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발표하자 외국 정부들도 놀라울 정도로 과학적·객관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5월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대북제재를 천명한 이후에도 한국 사회에서는 조사결과의 의혹을 제기하고 이를 선동하는 부류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한반도는 공산군의 남침으로 개시된 전쟁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로 잿더미가 되었지만 한국은 전쟁이후 1954년 한국헌법이 ‘균등경제’에서 ‘시장경제’ 중심으로 개정되어 오늘날 한국의 경제적 발전과 전쟁 전의 유약성을 극복하는 기회가 되었다. (67)

또한 러시아 측이 공개한 문서를 통해 스탈린이 한국전쟁 개시 승인, 전쟁 진행 및 지원과 종전, 중국 참전 유도의 핵심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하여도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위한 김일성을 비롯한 북한 공산 집단의 거듭된 남침전쟁 개시 요청의 책임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천안함을 공격한 김정일의 의식은 60년 전 김일성의 의식과 달라진 것이 없다. 한반도공산화 통일을 노리는 김정일 수령유일지배체제가 지속되는 한 북한의 핵무기, 탄도 미사일, 생·화학 무기, 장사정포, 특수부대와 잠수함(정) 등 비대칭 전력에 의한 선제공격과 속도전, 침투·국지도발은 계속될 것이다.

5월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대북심리전 재개를 발표하자 북한은 즉각 “심리전 수단을 없애기 위한 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한 후 인민군과 전 예비병력, 보안기관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하고 26일, 27일 연일 개성공단 폐쇄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국군은 당면한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의한 일촉즉발의 비상상황에서 북한이 도발 하면 즉각 응징, 보복하는 태세로 전환하였음을 내외에 선포하고, 앞으로 주적(主敵) 개념을 분명히 하면서 국방예산을 대폭 증액, 국방력을 강화하여 북한에 대한 실질적 억지력을 증강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보다 긴밀히 해나가야 한다.

한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긴밀히 하기 위하여 2012년4월 17일부 한미연합사 해체 연기를 요구하고 이를 지렛대로 하여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적극 역할을 유도해야 한다. 일본, 러시아 등 인접 국가 및 유엔과 공조하는 양자 외교와 다자 차원의 외교를 강력히 전개하여 핵·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 군사적 도발을 억지하는 국제공조체제를 강구하여야 한다.

1992년 8월 한·중 수교이후 인적, 물적 교류·협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지만, 천안함 폭침 이후 5월 말 방한하여 이명박 대통령과 가진 양자회담과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 보인 원자바오(温家宝) 총리의 태도처럼 북한을 감싸는 중국의 입장은 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지금과 같이 계속되는 북한의 군사도발이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와 중국의 번영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에 계속 전해야 한다. 60년 전 스탈린과 같이 중국이 자신의 이익과 전략적 목표만을 위하여 다른 나라를 이용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요구하여야 한다.

한국은 중국이 북한을 잃고 싶지 않은 ‘골목대장’이나 식탁에서 숟가락으로 달가닥 거리면서 보채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자세보다 미국과 함께 지금의 정치, 경제력에 상응한 G2 국가로서 세계 평화와 국제협력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이 ‘북·중 혈맹의 냉전적 사고’에 매달리지 말고 2008년 5월 체결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인 한국에 당연히 할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

항후 남북한 관계가 재개되더라도 긴장완화·평화정착과 교류·경제협력이 병행 추진 되어야 하며, 특히 민간 기업이 주체가 되는 후자는 기업 스스로의 수익과 위험 판단 하에 시장경제와 글로벌 표준에 맞도록 정상화하여야 한다. 개성공단의 한국기업인의 경영 회복 및 통행·통관·통신 확보와 금강산관광의 국고보조금지와 위험지역 고지 등이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북한의 군사도발을 계기로 대한민국 국민은 다시 60년 전과 똑 같은 북한의 정체를 재인식, 안보의식을 확립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 인권존중과 같은 핵심가치에 입각한 올바른 통일 구현을 확신하는 대북정책과 자세로 통일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60주년이 되는 6·25 전쟁을 상기하면서 그렇게 자세를 가다듬는 것만이 이번에 희생된 46명의 넋을 위로하고 북한의 각종 도발과 전쟁을 끝내고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 될 것이다.

국가안보에는 여야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이제 대한민국이 ‘햇볕정책’을 청산하고 결집된 의지로 하나가 되어 새로운 각오와 결연한 행동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발표를 줄인다. (연재 끝)

<필자 주>

67) 박명림, “한국전쟁과 헌법의 변화,” 역사문제연구소·포츠담현대사연구센터, 『한국전쟁에 대한 11가지 시선』(서울: 역사비평사, 2010), pp. 8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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