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국정원·정보 군무원 수험생 필독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개정증보판) 출간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국정원·정보 군무원 수험생 필독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개정증보판)' 출간
기사입력: 2016/05/10 [10:25] 최종편집: ⓒ 월드스타
김용숙 기자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이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정보직 군무원 시험 준비 수험생들에게 필독서로 알려진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 개정증보판(도서출판 배움)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한 전면 개정판은 다양한 현안 이슈를 가급적 포함해 정보직(국가정보원, 정보직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그리고 국가정보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 볼 가치가 있도록 구성했다.
▲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개정증보판). © 김용숙 기자
저자 민진규는 25년 동안 국가정보학을 연구해온 노하우를 '국가정보학-억사와 혁신' 개정증보판에 담았다.
△1편 국가정보학의 이해(정보, 국가정보, 국가정보학의 이해, 첩보수집, 정보분석) △2편 국가정보기관의 비밀활동과 역할(방첩, 경제정보활동, 테러와 범죄, 국가위기관리) △3편 국가정보기관의 이해와 발전방향(한국, 북한,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정보기구, 정보기관의 혁신과제) 등을 수록했다.
저자는 10년 전부터 정보 관련 다수의 책을 집필해왔다. 국내 관련 서적들이 국가정보기관의 역할을 정보수집과 전통적인 방첩활동에 국한한 것과는 달리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 개정증보판'에는 산업정보활동, 국제범죄, 사이버범죄, 테러, 국가위기관리, 정보전쟁, 민주적 통제, 정보협력, 혁신과제 등으로 범위를 확장해 국가정보기관의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개정증보판은 2010년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을 출간한 이후 국가정보기관의 내외부 환경이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외국의 정보기관 중 명칭이나 조직구조가 변경한 사례가 많았다. 또, 국내도 2016년 3월 통과한 테러방지법 등 현안 관련 법률과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불발된 한일정보협정의 초안도 국가정보학의 연구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연구하고 발전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와 한반도의 긴장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의 이해관계 속에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정책 방향도 포함했다.
▲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개정증보판) 저자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 김용숙 기자
저자 민진규 소장은 "국가정보학을 연구한 학자의 입장에서 국가정보기관이 선진화하려면 국가정보학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야 한다. 해외 국가정보기관의 변화와 활동내용에 관한 연구가 활성화하고 성과물을 담은 다양한 전문서적을 발간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체계적인 이론서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뒤 "이 책이 국가정보학을 연구하려는 연구자들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 소장은 이어 "국가정보기관 소속 직원들도 기존의 타성에 젖어있지 말고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 자신이 한 영역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경험을 지식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은 지식과 달리 조직을 떠나는 순간 활용가치가 사라진다. 우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개정증보판) 서문 (전문)
2010년 1판을 출간한 이후 6년 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국내기업의 기업문화, 윤리경영, 정보전략, 보안전략, 경영전략 등에 관한 컨설팅과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고 다수의 관련 서적도 출간했다.
언론에 관련 내용을 기고했고 글을 기고하던 언론사가 수주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하 KTL)의 컨설팅프로젝트에 계약직 컨설턴트로 2014년 3월부터 참여한 이후 2년간 유쾌하지 못한 시간을 보냈다.
프로젝트를 수주한 업체가 직원 2명에게 최저임금 이하를 지급하고 인턴기간이 지나자 해고하면서 노동분쟁이 발생했는데 모 언론사 기자가 이 내용을 과장해 국정원 댓글부대로 오보함으로써 사건이 시작됐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소설 같은 기사를 통해 순수한 컨설팅팀을 졸지에 국정원 댓글부대로 둔갑시킨 것이다.
KTL은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품질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으로 해외 시장정보에 어두운 수출 중소기업에게 수요 맞춤형 해외경제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저자는 컨설턴트로서 전 세계 267개 국가의 경제정보를 수집해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는 목표를 수립했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80여개에 달하는 언어를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정보원, 외교부, 산업통상부 등 다양한 정부기관이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국가예산을 절약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해 관련 내용을 컨설팅보고서에 포함시켰다. 국가정보학을 연구하는 학자의 관점에서 정보기관의 바람직한 역할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모 언론이 관련 사실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선정적인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컨설팅팀과 컨설팅 보고서에 관해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이 궁금해 하는 부문과 해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80개 언어의 원문을 수록하고 이를 번역해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함에 있어 국가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오해를 받았다. 해외에 광범위한 정보망을 갖춘 정보기관이 아니면 80개 언어를 번역할 수 없다며 정보기관과 연루된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80개 언어를 번역한 것은 컨설팅업무에 투입된 인력의 노력과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구축해온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결과다. 구글(Google) 번역기를 활용해 번역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는데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결과와 보고서 내용을 비교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사용된 용어가 국가정보기관이 사용하는 전문용어이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은 국가정보기관 직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사용된 용어는 미국 CIA를 포함한 전 세계 정보기관이 사용하는 표준 용어다. 한국의 정보기관이 사용하는 용어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국가정보기관의 현직 직원이 공기업이 수행하는 컨설팅프로젝트에 참가할 이유도 없고 실제 포함되지도 않았다.
셋째,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이 미국 정보기관인 CIA의 팩트북(fact book)을 포함해 공개된 내용이라 가치가 없다고 폄하했다. 267개 국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보유한 기관은 미국 CIA밖에 없고 CIA가 공개한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다. CIA가 발간하는 국가 팩트북 자체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리고 공개정보에 대해서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이라고 평가받는 CIA도 업무의 대부분을 공개정보를 통해 수행하고 있으며 비밀출처를 통해 수집하는 정보는 10%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국가정보기관도 공개정보를 통해 수집한 정보가 전체의 95% 이상 차지한다. 공개정보는 수집해 활용할 가치가 없다는 주장은 터무니없어 대꾸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
넷째, 구글의 검색기능을 활용해 수집한 정보는 가치가 없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 국내의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검색엔진과는 수준에서 차이가 난다. 구글은 전 세계 모든 인터넷 사이트를 대상으로 방대한 검색결과를 제공하기 때문에 국내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과 비교하면 질과 양이 다르다.
구글의 검색기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언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은 영어뿐만 아니라 수십 개의 언어로 검색이 가능하다. 언어 활용능력만 있으면 검색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는데 그런 능력이 없으니까 구글 검색엔진과 국내 검색엔진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보고서에 열거된 정부기관, 공공기관 등이 조직적으로 연루됐다는 오해를 받았다. 컨설팅의 목적은 국가 차원에서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있는 모든 해결책을 포함시켰고 국가기관 간 유기적인 연계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KTL과 같은 공기업이 국가기관과 해외 경제정보를 공유하고 중소기업이 활용하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KTL이 어떤 국가기관도 생각하지 못했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방법을 추진했다고 기관의 업무범위를 넘어섰다며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KTL은 국가와 대기업이 해야 하지만 방관하고 있던 임무를 창의적으로 시도한 것 자체만으로도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외부의 부당한 압력 때문에 중단된 이 프로젝트를 KTL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관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추진해 처음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 지난 2년 동안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해외정보에 철저하게 문외한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다양한 국가기관과 대기업의 연구소가 해외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업무에 활용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정보의 질은 높지 않았다.
대부분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몇 개의 언어를 다루는 수준에 불과했고 해당 언어를 한국어와 같은 수준으로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직원을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는 조직도 찾기 어려웠다.
21세기를 정보화시대라고 말하지만 정작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찬가지로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글로벌 시대에 해외와 어떤 형태로든 연관되지 않은 국가, 기업과 개인은 없다. 그런데도 글로벌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기업과 개인도 많지 않다.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안보는 군사안보 못지않게 경제안보도 중요하다. 한국경제가 샌드위치 신세라서 걱정이고 국민소득이 2만달러 대에서 10년 이상 정체돼 있다고 한탄하면서 정작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해외 경제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
50년 이상 인증업무만 하던 KTL도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해외 경제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 다른 국가기관은 모르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외시장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면 어떤 기업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해외 국가의 역사, 문화, 종교, 사회, 과학기술, 언어 등에 관한 지식이 제한적인 내부의 인원이 수집한 정보로 기업의 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두가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SNS 자료만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빅데이터는 합목적성을 갖춘 데이터의 집합체이며 체계적인 수집활동을 통해서만 축적이 가능하다.
산업정보활동은 국가정보기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따라서 국가차원에서 해외 정보수집활동을 일체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KTL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전부터 국가나 기업이 글로벌 정보전략을 수립하고 활용할 수 있는 GIMS(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trategy) 체계를 확립했다. 많은 국가기관과 기업들이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갖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20년 이상 국가정보학을 연구한 학자의 입장에서 첨언한다면 국가정보기관이 선진화되려면 먼저 국가정보학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져 학문이 발전해야 한다. 해외 국가정보기관의 변화와 활동내역에 관한 연구가 활성화되고 연구의 성과물을 담은 다양한 전문서적이 발간돼야 한다.
국가정보기관 소속 직원들도 기존의 타성에 젖어있지 말고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한 영역에서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한 경험을 지식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험은 지식과 달리 조직을 떠나는 순간 활용가치가 사라진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외부 세계와 단절돼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흔쾌히 받아들이도록 마음을 정돈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월드스타 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
기사입력: 2016/05/10 [10:25] 최종편집: ⓒ 월드스타
김용숙 기자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이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정보직 군무원 시험 준비 수험생들에게 필독서로 알려진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 개정증보판(도서출판 배움)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한 전면 개정판은 다양한 현안 이슈를 가급적 포함해 정보직(국가정보원, 정보직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그리고 국가정보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 볼 가치가 있도록 구성했다.
▲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개정증보판). © 김용숙 기자
저자 민진규는 25년 동안 국가정보학을 연구해온 노하우를 '국가정보학-억사와 혁신' 개정증보판에 담았다.
△1편 국가정보학의 이해(정보, 국가정보, 국가정보학의 이해, 첩보수집, 정보분석) △2편 국가정보기관의 비밀활동과 역할(방첩, 경제정보활동, 테러와 범죄, 국가위기관리) △3편 국가정보기관의 이해와 발전방향(한국, 북한,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정보기구, 정보기관의 혁신과제) 등을 수록했다.
저자는 10년 전부터 정보 관련 다수의 책을 집필해왔다. 국내 관련 서적들이 국가정보기관의 역할을 정보수집과 전통적인 방첩활동에 국한한 것과는 달리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 개정증보판'에는 산업정보활동, 국제범죄, 사이버범죄, 테러, 국가위기관리, 정보전쟁, 민주적 통제, 정보협력, 혁신과제 등으로 범위를 확장해 국가정보기관의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개정증보판은 2010년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을 출간한 이후 국가정보기관의 내외부 환경이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외국의 정보기관 중 명칭이나 조직구조가 변경한 사례가 많았다. 또, 국내도 2016년 3월 통과한 테러방지법 등 현안 관련 법률과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불발된 한일정보협정의 초안도 국가정보학의 연구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연구하고 발전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와 한반도의 긴장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의 이해관계 속에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정책 방향도 포함했다.
▲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개정증보판) 저자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 김용숙 기자
저자 민진규 소장은 "국가정보학을 연구한 학자의 입장에서 국가정보기관이 선진화하려면 국가정보학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야 한다. 해외 국가정보기관의 변화와 활동내용에 관한 연구가 활성화하고 성과물을 담은 다양한 전문서적을 발간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체계적인 이론서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뒤 "이 책이 국가정보학을 연구하려는 연구자들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 소장은 이어 "국가정보기관 소속 직원들도 기존의 타성에 젖어있지 말고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 자신이 한 영역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경험을 지식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은 지식과 달리 조직을 떠나는 순간 활용가치가 사라진다. 우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국가정보학-역사와 혁신(개정증보판) 서문 (전문)
2010년 1판을 출간한 이후 6년 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국내기업의 기업문화, 윤리경영, 정보전략, 보안전략, 경영전략 등에 관한 컨설팅과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고 다수의 관련 서적도 출간했다.
언론에 관련 내용을 기고했고 글을 기고하던 언론사가 수주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하 KTL)의 컨설팅프로젝트에 계약직 컨설턴트로 2014년 3월부터 참여한 이후 2년간 유쾌하지 못한 시간을 보냈다.
프로젝트를 수주한 업체가 직원 2명에게 최저임금 이하를 지급하고 인턴기간이 지나자 해고하면서 노동분쟁이 발생했는데 모 언론사 기자가 이 내용을 과장해 국정원 댓글부대로 오보함으로써 사건이 시작됐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소설 같은 기사를 통해 순수한 컨설팅팀을 졸지에 국정원 댓글부대로 둔갑시킨 것이다.
KTL은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품질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으로 해외 시장정보에 어두운 수출 중소기업에게 수요 맞춤형 해외경제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저자는 컨설턴트로서 전 세계 267개 국가의 경제정보를 수집해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는 목표를 수립했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80여개에 달하는 언어를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정보원, 외교부, 산업통상부 등 다양한 정부기관이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국가예산을 절약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해 관련 내용을 컨설팅보고서에 포함시켰다. 국가정보학을 연구하는 학자의 관점에서 정보기관의 바람직한 역할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모 언론이 관련 사실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선정적인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컨설팅팀과 컨설팅 보고서에 관해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이 궁금해 하는 부문과 해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80개 언어의 원문을 수록하고 이를 번역해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함에 있어 국가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오해를 받았다. 해외에 광범위한 정보망을 갖춘 정보기관이 아니면 80개 언어를 번역할 수 없다며 정보기관과 연루된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80개 언어를 번역한 것은 컨설팅업무에 투입된 인력의 노력과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구축해온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결과다. 구글(Google) 번역기를 활용해 번역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는데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결과와 보고서 내용을 비교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사용된 용어가 국가정보기관이 사용하는 전문용어이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은 국가정보기관 직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사용된 용어는 미국 CIA를 포함한 전 세계 정보기관이 사용하는 표준 용어다. 한국의 정보기관이 사용하는 용어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국가정보기관의 현직 직원이 공기업이 수행하는 컨설팅프로젝트에 참가할 이유도 없고 실제 포함되지도 않았다.
셋째,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이 미국 정보기관인 CIA의 팩트북(fact book)을 포함해 공개된 내용이라 가치가 없다고 폄하했다. 267개 국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보유한 기관은 미국 CIA밖에 없고 CIA가 공개한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다. CIA가 발간하는 국가 팩트북 자체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리고 공개정보에 대해서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이라고 평가받는 CIA도 업무의 대부분을 공개정보를 통해 수행하고 있으며 비밀출처를 통해 수집하는 정보는 10%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국가정보기관도 공개정보를 통해 수집한 정보가 전체의 95% 이상 차지한다. 공개정보는 수집해 활용할 가치가 없다는 주장은 터무니없어 대꾸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
넷째, 구글의 검색기능을 활용해 수집한 정보는 가치가 없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 국내의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검색엔진과는 수준에서 차이가 난다. 구글은 전 세계 모든 인터넷 사이트를 대상으로 방대한 검색결과를 제공하기 때문에 국내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과 비교하면 질과 양이 다르다.
구글의 검색기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언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은 영어뿐만 아니라 수십 개의 언어로 검색이 가능하다. 언어 활용능력만 있으면 검색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는데 그런 능력이 없으니까 구글 검색엔진과 국내 검색엔진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보고서에 열거된 정부기관, 공공기관 등이 조직적으로 연루됐다는 오해를 받았다. 컨설팅의 목적은 국가 차원에서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있는 모든 해결책을 포함시켰고 국가기관 간 유기적인 연계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KTL과 같은 공기업이 국가기관과 해외 경제정보를 공유하고 중소기업이 활용하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KTL이 어떤 국가기관도 생각하지 못했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방법을 추진했다고 기관의 업무범위를 넘어섰다며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KTL은 국가와 대기업이 해야 하지만 방관하고 있던 임무를 창의적으로 시도한 것 자체만으로도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외부의 부당한 압력 때문에 중단된 이 프로젝트를 KTL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관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추진해 처음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 지난 2년 동안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해외정보에 철저하게 문외한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다양한 국가기관과 대기업의 연구소가 해외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업무에 활용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정보의 질은 높지 않았다.
대부분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몇 개의 언어를 다루는 수준에 불과했고 해당 언어를 한국어와 같은 수준으로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직원을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는 조직도 찾기 어려웠다.
21세기를 정보화시대라고 말하지만 정작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찬가지로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글로벌 시대에 해외와 어떤 형태로든 연관되지 않은 국가, 기업과 개인은 없다. 그런데도 글로벌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기업과 개인도 많지 않다.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안보는 군사안보 못지않게 경제안보도 중요하다. 한국경제가 샌드위치 신세라서 걱정이고 국민소득이 2만달러 대에서 10년 이상 정체돼 있다고 한탄하면서 정작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해외 경제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
50년 이상 인증업무만 하던 KTL도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해외 경제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 다른 국가기관은 모르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외시장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면 어떤 기업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해외 국가의 역사, 문화, 종교, 사회, 과학기술, 언어 등에 관한 지식이 제한적인 내부의 인원이 수집한 정보로 기업의 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두가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SNS 자료만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빅데이터는 합목적성을 갖춘 데이터의 집합체이며 체계적인 수집활동을 통해서만 축적이 가능하다.
산업정보활동은 국가정보기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따라서 국가차원에서 해외 정보수집활동을 일체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KTL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전부터 국가나 기업이 글로벌 정보전략을 수립하고 활용할 수 있는 GIMS(Global Intelligence Management Strategy) 체계를 확립했다. 많은 국가기관과 기업들이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갖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20년 이상 국가정보학을 연구한 학자의 입장에서 첨언한다면 국가정보기관이 선진화되려면 먼저 국가정보학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져 학문이 발전해야 한다. 해외 국가정보기관의 변화와 활동내역에 관한 연구가 활성화되고 연구의 성과물을 담은 다양한 전문서적이 발간돼야 한다.
국가정보기관 소속 직원들도 기존의 타성에 젖어있지 말고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한 영역에서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한 경험을 지식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험은 지식과 달리 조직을 떠나는 순간 활용가치가 사라진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외부 세계와 단절돼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흔쾌히 받아들이도록 마음을 정돈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월드스타 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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