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정원 채용 준비방법 ⑤ 국가정보원의 채용방식 - 민진규 교수(합격의법학원)
김민주 기자 | 2018.09.10 17:4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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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격의 법학원 민진규 교수
⑤ 국가정보원의 채용방식
영화 ‘공작’의 주인공인 흑금성이 국군정보사령부의 장교에서 비밀정보요원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국가정보기관의 인재 채용방식을 엿볼 수 있다. 흑금성은 정기 공채가 아니라 수시 특채로 채용됐고, 정년까지 근무한 것이 아니라 채용 당시에 임무가 사라지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흑금성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국군정보사에서 대북공작 관련 업무를 수행하다가 안기부의 눈에 들어 현역 군인에서 비밀정보요원으로 변신하게 된다. 비밀요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조직과 주변 인물들에게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바꾼 후 대북사업가로 변신한다.
철저한 신분세탁 과정을 거쳐 비밀정보원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북한 당국이 남한에 파견한 간첩들을 동원해 신원조사 정도를 충분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북한에 갔을 때 고향과 가족에 대한 상세한 정보로 인해 놀랐다는 후문이다.
일반적으로 비밀정보요원을 1명 양성하는 과정은 쉽지 않고, 많은 돈과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권력 다툼으로 신분이 노출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가정보원이 인재를 채용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 문제점이 없는지 실제 사례를 보면서 파악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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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의 정기 공채와 수시 특채
▶ 정기채용은 7급과 9급이 있지만 9급은 비정기적
국가정보원의 채용방식은 크게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기라는 말은 매년 채용한다는 것이 아니라 특정돼 있는 않지만 일정한 주기로 채용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기 채용 중에서 7급은 매년, 9급은 비정기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반면에 수시 채용은 정해진 기간이 없고, 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채용하는 것을 말한다. 정기공채가 7~8월경에 실시하는 것과 달리 수시 채용은 언제 하는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칙성을 보이지 않는다.
정기 채용은 7급과 9급이 있으며, 수시 채용은 직급별 구분을 하지 않고 전문자격증 소지자, 외국어 특기자, 일반 경력자, 계약직 등 분야별로 구분할 수 있다.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의 직급에 대한 세부 내역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정기 채용은 7급과 9급으로 나눌 수 있다. 7급은 통상적으로 학사학위 소지자 이상이 지원하며 국가정보, 어학, 정보통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매년 3월경에 원서를 접수하고, 8월경에 필기시험, 9월경 면접시험을 각각 치른다.
7급의 지원분야는 국가정보(해외정보, 대북정보), 어학(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정보통신(전산, 통신) 등이 있다. 국가정보의 경우에는 2017년부터 국내정보를 임무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모집 분야에서 사라졌다.
어학도 주변 4강의 언어를 포함해 스페인어, 아랍어, 독일어, 우루드어, 우즈벡어, 포르투갈어, 몽골어, 라오스어, 베트남어, 스와힐리어, 우크라이나어 등도 대상이 된다. 언어 전공자도 매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에 따라 뽑기 때문에 특정 연도에 해당 언어 전공자를 채용할 것인지 여부를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보통신도 ICT산업이 발전하고 암호, 해킹, 사이버전, 사이버테러 등이 이슈화되면서 정식 채용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에도 정보통신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향후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으로 9급은 고등학교 졸업자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행정사무, 기계, 전기, 정비, 운전, 방호, 영선원 등의 분야에서 직원을 채용한다. 과거에는 단순 행정보조원을 채용한다는 개념이었지만 현재는 특정 전문 분야에 대한 인력채용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나 전문대학 졸업자가 많이 지원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호는 청사의 경비를 담당하는 것을 말하고, 일반인에게 생소한 영선원은 목공 자격증을 보유해야 하며 시설관리 및 보수 업무를 수행한다.
▶ 변호사는 5급에서 7급으로 임용직급이 내려가
수시채용은 5급부터 9급까지 다양하며 지원자의 자격증, 업무경력, 통상적인 시장의 급여 수준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 또한 특정직 직원으로 채용도 하지만 계약직 채용도 많아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특정직인지, 계약직인지도 감안하는 것이 좋다.
수시채용의 분야는 전문자격증 소지자, 외국어 특기자, 일반 경력자, 계약직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부 내역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문자격증 소지자는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다. 전문자격증은 시장의 가치에 따라 채용직급이 달라지고 있다. 변호사의 경우에 2011년과 2012년에는 5급으로 우대했지만 2013년에는 6급, 2014년 이후로는 7급으로 채용하고 있다.
사법고시 대신에 로스쿨이 생기고,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급증하면서 변호사 자격증에 대한 가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변호사도 매년 300명 내외에서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도 희소성이 떨어진 이유다.
변호사에 비해 시험의 난이도가 낮고, 자격증 소지자가 많은 회계사는 7급으로 채용한다. 회계사를 채용할 필요성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변호사에 비해서는 채용 빈도가 많지 않다. 따라서 회계사로 국가정보원에 취직하겠다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것으로 좋다.
둘째, 외국어 특기자의 경우에는 통〮번역 능력을 보유했거나 관련 업무 3년 이상, 해당 국가 거주 3년 이상, 해당 언어 국가에서 초〮중〮고〮대학 등에서 3년 이상 재학 등의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학사 학위 이상의 소지자만 지원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해외에 체류하거나 유학할 수 있는 외교관 자녀 등이 많지 않아 외국어 특기자를 채용하기 어려워졌지만 1990년대 초 이후 국제화되면서 상사 주재원, 유학생 등이 급증하면서 해당 조건을 갖춘 지원자가 많은 편이다.
셋째, 일반 경력자는 통신, 전산, 정보보호 등 IT분야 경험자, 국제금융, 무기체계, 생화학, 원자력 등의 전공자 등으로 다양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IT전공자에 대한 채용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IT분야 전공 분야를 살펴 보면 차세대 통신망, 사이버보안, 정보보호, 원격탐사, 지리정보(GIS), 원자력공학, 항공, 통신신호분석, 유전자분석, 전산보안기술 개발, 데이터분석, 모바일 프로그램 및 보안, 네트워크보안, 차세대 이동통신, 엠베디드 시스템 개발, 포렌식, 레이더영상분석, 암호기술, 보안관제, 빅데이터 분석기술, 시스템보안, 전산시스템 개발 등으로 다양하다.
국제금융, 방위산업, 인권 및 인권 관련 국제기구, 프로파일링, 방위산업, 동북아 군사안보, 영상제작, 전문 방송인 등에서 2년에서 5년 정도 경험자를 채용했다. 프로파일링은 증거를 찾기 어려운 미제 사건을 해결하게 위한 심리수사를 말한다.
넷째, 계약직은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 관계자, 통〮번역, 원예원, 영양사, 콜센터 직원 등으로 다양하다. 자격증의 난이도나 가치에 따라 채용직급이 달라진다. 의사는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경우에 한정되고 계약직 ‘가’급, 약사는 계약직 ‘라’급으로 채용한다. 간호사나 응급 구조사 등은 계약직 ‘마’급에 해당된다.
통〮번역의 경우에 외국어 특기자와 유사한 수준의 경험과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정직과 계약직의 차이는 정년의 보장과 관련이 있다. 무기 계약직의 경우에는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정년까지 근무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예원, 영양사, 콜센터 직원 등도 필요에 따라 일정 기간만 채용할 가능성도 있다. 원예원과 영양사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자격과 경험을 활용하는 일반 업무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영양사는 식단을 짜고, 급식을 준비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다.
▶ 학위나 경력보다는 능력 위주의 채용이 바람직해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 모두 공개채용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공채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비밀 채용에 가까웠다. 언제 채용을 하는지, 어떻게 원서를 구하는지, 어디에 원서를 접수하는지 등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지원자는 신문공고를 보고 원서를 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주 드문 사례에 속한다. 특정 대학이나 학과로부터 추천을 받거나 군대, 공무원 연수원 등에서 지원자를 모집했다. 비밀 채용에서 일반적인 개념의 공개 채용으로 전환한 시기는 1990년대 중반이라고 볼 수 있다.
오랜 기간 동안 국가정보학을 연구한 학자의 관점에서 국가정보원의 채용방식의 변화, 미래 발전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밀 채용에서 실질적인 공개 채용으로 전환한 것은 매우 좋은 결정이다. 모든 직원을 100% 공개채용으로 하지 않더라고 채용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가 많이 몰릴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 것이다.
세계 최고 정보기관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이스라엘 모사드도 공개 채용으로 전환해 조직의 역량을 강화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정보기관도 비밀 채용보다는 공개 채용을 선호해 상위 1%에 속하는 인재를 뽑는다.
둘째, 7급과 9급 등의 직원도 정기 채용보다는 수시 채용을 늘려야 한다. 새로운 업무에 필요한 인재를 뽑는데 정기 채용시기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고, 수시 채용으로 뽑는 것이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데 유리하다.
과거와 달리 민간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 우수한 인재라면 국가정보원에 입사하기 위해 정기 채용기간을 기다릴 이유가 없다. 정기 채용은 필요하다면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다면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채 기수들이 자신들의 정체성과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채 기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사례를 보더라도 경찰대와 세무대 등을 존치하기 위해 졸업생들이 투쟁한 것도 조직 이기주의로 비판을 받았다. 정보기관에서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전근대적인 기수 개념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
셋째, 조직 내부에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일반 공무원처럼 개방직을 확대해야 한다. 내부에서 직원끼리 경쟁을 할 경우에는 혈연, 학연, 지연 등이 더 우선해 실력보다는 내부 정치에 유능한 직원만 양성하게 된다.
취업할 때 우수한 인재였던 국내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직원들이 퇴직한 이후에 왜 다른 기관이나 민간 기업에 재취업을 하지 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 오래 근무한 공무원도 외국어 능력이 생활회화의 수준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넷째, 학위나 경력도 중요하지만 실무에서 뛰어난 역량을 확보한 민간인의 채용을 늘려야 한다. 박사학위나 관련 기관 경험도 좋지만 실무능력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 특정 직위에 오래 근무해 경력을 쌓았지만 실력이 없는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연구소 등의 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무늬만 전문가는 내부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서 걸러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무원의 특성상 외형적인 판단기준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아서 우려된다. 다른 공무원에 비해 국가정보원 직원은 정말 뛰어난 인재를 선발해야 하기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것이다.
다섯째, 채용과정에 정실을 배제하고 외부 전문가를 시험 출제위원이나 면접관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늘려야 한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정보기관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교수나 외부인이 채용에 관여하는 경우도 많았다.
정부의 정책에 영합하기 위해서 혹은 실력은 없지만 정치적으로 발이 넓은 교수 등과 교류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들을 출제위원이나 면접관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력채용은 조직의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합리적 및 객관적 기준을 바탕으로 공명정대하게 처리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국가정보원도 기존의 채용방식을 전면 재검토해 무엇을 수정〮보완해야 하는지 판단할 필요가 높다. 전문지식이나 정보마인드가 부족한 지원자를 채용하는 것은 조직이 실패하는 지름길이고, 지원자 개인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든다. ‘인사가 만사’라는 평범한 경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 계속 –
* 칼럼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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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격의 법학원 민진규 교수
⑤ 국가정보원의 채용방식
영화 ‘공작’의 주인공인 흑금성이 국군정보사령부의 장교에서 비밀정보요원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국가정보기관의 인재 채용방식을 엿볼 수 있다. 흑금성은 정기 공채가 아니라 수시 특채로 채용됐고, 정년까지 근무한 것이 아니라 채용 당시에 임무가 사라지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흑금성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국군정보사에서 대북공작 관련 업무를 수행하다가 안기부의 눈에 들어 현역 군인에서 비밀정보요원으로 변신하게 된다. 비밀요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조직과 주변 인물들에게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바꾼 후 대북사업가로 변신한다.
철저한 신분세탁 과정을 거쳐 비밀정보원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북한 당국이 남한에 파견한 간첩들을 동원해 신원조사 정도를 충분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북한에 갔을 때 고향과 가족에 대한 상세한 정보로 인해 놀랐다는 후문이다.
일반적으로 비밀정보요원을 1명 양성하는 과정은 쉽지 않고, 많은 돈과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권력 다툼으로 신분이 노출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가정보원이 인재를 채용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 문제점이 없는지 실제 사례를 보면서 파악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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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의 정기 공채와 수시 특채
▶ 정기채용은 7급과 9급이 있지만 9급은 비정기적
국가정보원의 채용방식은 크게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기라는 말은 매년 채용한다는 것이 아니라 특정돼 있는 않지만 일정한 주기로 채용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기 채용 중에서 7급은 매년, 9급은 비정기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반면에 수시 채용은 정해진 기간이 없고, 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채용하는 것을 말한다. 정기공채가 7~8월경에 실시하는 것과 달리 수시 채용은 언제 하는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칙성을 보이지 않는다.
정기 채용은 7급과 9급이 있으며, 수시 채용은 직급별 구분을 하지 않고 전문자격증 소지자, 외국어 특기자, 일반 경력자, 계약직 등 분야별로 구분할 수 있다.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의 직급에 대한 세부 내역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정기 채용은 7급과 9급으로 나눌 수 있다. 7급은 통상적으로 학사학위 소지자 이상이 지원하며 국가정보, 어학, 정보통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매년 3월경에 원서를 접수하고, 8월경에 필기시험, 9월경 면접시험을 각각 치른다.
7급의 지원분야는 국가정보(해외정보, 대북정보), 어학(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정보통신(전산, 통신) 등이 있다. 국가정보의 경우에는 2017년부터 국내정보를 임무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모집 분야에서 사라졌다.
어학도 주변 4강의 언어를 포함해 스페인어, 아랍어, 독일어, 우루드어, 우즈벡어, 포르투갈어, 몽골어, 라오스어, 베트남어, 스와힐리어, 우크라이나어 등도 대상이 된다. 언어 전공자도 매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에 따라 뽑기 때문에 특정 연도에 해당 언어 전공자를 채용할 것인지 여부를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보통신도 ICT산업이 발전하고 암호, 해킹, 사이버전, 사이버테러 등이 이슈화되면서 정식 채용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에도 정보통신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향후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으로 9급은 고등학교 졸업자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행정사무, 기계, 전기, 정비, 운전, 방호, 영선원 등의 분야에서 직원을 채용한다. 과거에는 단순 행정보조원을 채용한다는 개념이었지만 현재는 특정 전문 분야에 대한 인력채용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나 전문대학 졸업자가 많이 지원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호는 청사의 경비를 담당하는 것을 말하고, 일반인에게 생소한 영선원은 목공 자격증을 보유해야 하며 시설관리 및 보수 업무를 수행한다.
▶ 변호사는 5급에서 7급으로 임용직급이 내려가
수시채용은 5급부터 9급까지 다양하며 지원자의 자격증, 업무경력, 통상적인 시장의 급여 수준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 또한 특정직 직원으로 채용도 하지만 계약직 채용도 많아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특정직인지, 계약직인지도 감안하는 것이 좋다.
수시채용의 분야는 전문자격증 소지자, 외국어 특기자, 일반 경력자, 계약직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부 내역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문자격증 소지자는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다. 전문자격증은 시장의 가치에 따라 채용직급이 달라지고 있다. 변호사의 경우에 2011년과 2012년에는 5급으로 우대했지만 2013년에는 6급, 2014년 이후로는 7급으로 채용하고 있다.
사법고시 대신에 로스쿨이 생기고,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급증하면서 변호사 자격증에 대한 가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변호사도 매년 300명 내외에서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도 희소성이 떨어진 이유다.
변호사에 비해 시험의 난이도가 낮고, 자격증 소지자가 많은 회계사는 7급으로 채용한다. 회계사를 채용할 필요성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변호사에 비해서는 채용 빈도가 많지 않다. 따라서 회계사로 국가정보원에 취직하겠다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것으로 좋다.
둘째, 외국어 특기자의 경우에는 통〮번역 능력을 보유했거나 관련 업무 3년 이상, 해당 국가 거주 3년 이상, 해당 언어 국가에서 초〮중〮고〮대학 등에서 3년 이상 재학 등의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학사 학위 이상의 소지자만 지원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해외에 체류하거나 유학할 수 있는 외교관 자녀 등이 많지 않아 외국어 특기자를 채용하기 어려워졌지만 1990년대 초 이후 국제화되면서 상사 주재원, 유학생 등이 급증하면서 해당 조건을 갖춘 지원자가 많은 편이다.
셋째, 일반 경력자는 통신, 전산, 정보보호 등 IT분야 경험자, 국제금융, 무기체계, 생화학, 원자력 등의 전공자 등으로 다양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IT전공자에 대한 채용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IT분야 전공 분야를 살펴 보면 차세대 통신망, 사이버보안, 정보보호, 원격탐사, 지리정보(GIS), 원자력공학, 항공, 통신신호분석, 유전자분석, 전산보안기술 개발, 데이터분석, 모바일 프로그램 및 보안, 네트워크보안, 차세대 이동통신, 엠베디드 시스템 개발, 포렌식, 레이더영상분석, 암호기술, 보안관제, 빅데이터 분석기술, 시스템보안, 전산시스템 개발 등으로 다양하다.
국제금융, 방위산업, 인권 및 인권 관련 국제기구, 프로파일링, 방위산업, 동북아 군사안보, 영상제작, 전문 방송인 등에서 2년에서 5년 정도 경험자를 채용했다. 프로파일링은 증거를 찾기 어려운 미제 사건을 해결하게 위한 심리수사를 말한다.
넷째, 계약직은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 관계자, 통〮번역, 원예원, 영양사, 콜센터 직원 등으로 다양하다. 자격증의 난이도나 가치에 따라 채용직급이 달라진다. 의사는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경우에 한정되고 계약직 ‘가’급, 약사는 계약직 ‘라’급으로 채용한다. 간호사나 응급 구조사 등은 계약직 ‘마’급에 해당된다.
통〮번역의 경우에 외국어 특기자와 유사한 수준의 경험과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정직과 계약직의 차이는 정년의 보장과 관련이 있다. 무기 계약직의 경우에는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정년까지 근무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예원, 영양사, 콜센터 직원 등도 필요에 따라 일정 기간만 채용할 가능성도 있다. 원예원과 영양사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자격과 경험을 활용하는 일반 업무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영양사는 식단을 짜고, 급식을 준비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다.
▶ 학위나 경력보다는 능력 위주의 채용이 바람직해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 모두 공개채용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공채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비밀 채용에 가까웠다. 언제 채용을 하는지, 어떻게 원서를 구하는지, 어디에 원서를 접수하는지 등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지원자는 신문공고를 보고 원서를 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주 드문 사례에 속한다. 특정 대학이나 학과로부터 추천을 받거나 군대, 공무원 연수원 등에서 지원자를 모집했다. 비밀 채용에서 일반적인 개념의 공개 채용으로 전환한 시기는 1990년대 중반이라고 볼 수 있다.
오랜 기간 동안 국가정보학을 연구한 학자의 관점에서 국가정보원의 채용방식의 변화, 미래 발전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밀 채용에서 실질적인 공개 채용으로 전환한 것은 매우 좋은 결정이다. 모든 직원을 100% 공개채용으로 하지 않더라고 채용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가 많이 몰릴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 것이다.
세계 최고 정보기관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이스라엘 모사드도 공개 채용으로 전환해 조직의 역량을 강화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정보기관도 비밀 채용보다는 공개 채용을 선호해 상위 1%에 속하는 인재를 뽑는다.
둘째, 7급과 9급 등의 직원도 정기 채용보다는 수시 채용을 늘려야 한다. 새로운 업무에 필요한 인재를 뽑는데 정기 채용시기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고, 수시 채용으로 뽑는 것이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데 유리하다.
과거와 달리 민간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 우수한 인재라면 국가정보원에 입사하기 위해 정기 채용기간을 기다릴 이유가 없다. 정기 채용은 필요하다면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다면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채 기수들이 자신들의 정체성과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채 기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사례를 보더라도 경찰대와 세무대 등을 존치하기 위해 졸업생들이 투쟁한 것도 조직 이기주의로 비판을 받았다. 정보기관에서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전근대적인 기수 개념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
셋째, 조직 내부에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일반 공무원처럼 개방직을 확대해야 한다. 내부에서 직원끼리 경쟁을 할 경우에는 혈연, 학연, 지연 등이 더 우선해 실력보다는 내부 정치에 유능한 직원만 양성하게 된다.
취업할 때 우수한 인재였던 국내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직원들이 퇴직한 이후에 왜 다른 기관이나 민간 기업에 재취업을 하지 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 오래 근무한 공무원도 외국어 능력이 생활회화의 수준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넷째, 학위나 경력도 중요하지만 실무에서 뛰어난 역량을 확보한 민간인의 채용을 늘려야 한다. 박사학위나 관련 기관 경험도 좋지만 실무능력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 특정 직위에 오래 근무해 경력을 쌓았지만 실력이 없는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연구소 등의 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무늬만 전문가는 내부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서 걸러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무원의 특성상 외형적인 판단기준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아서 우려된다. 다른 공무원에 비해 국가정보원 직원은 정말 뛰어난 인재를 선발해야 하기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것이다.
다섯째, 채용과정에 정실을 배제하고 외부 전문가를 시험 출제위원이나 면접관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늘려야 한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정보기관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교수나 외부인이 채용에 관여하는 경우도 많았다.
정부의 정책에 영합하기 위해서 혹은 실력은 없지만 정치적으로 발이 넓은 교수 등과 교류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들을 출제위원이나 면접관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력채용은 조직의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합리적 및 객관적 기준을 바탕으로 공명정대하게 처리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국가정보원도 기존의 채용방식을 전면 재검토해 무엇을 수정〮보완해야 하는지 판단할 필요가 높다. 전문지식이나 정보마인드가 부족한 지원자를 채용하는 것은 조직이 실패하는 지름길이고, 지원자 개인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든다. ‘인사가 만사’라는 평범한 경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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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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