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스스로 변해야 한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3:21:00
2008년이 되자 세상이 완전하게 바뀌는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핵심인물이라는 사람들이 연일 개혁과 혁신을 외치고, 언론도 이에 열심히 동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에 방문한 어떤 지역의 민원을 해결하였다고 신문마다 대문짝만하게 보도하고 있다. 제목조차도 ‘5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을 불과 5시간 만에 해결하였다’고 하는 등 매우 선정적이다. 또한 과거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열심히 수행한 공무원들이 영혼이 없다거나 지나치게 앞서나간다는 등의 비판을 하고 있다. 정권 초기에 공직기강이니 사회변화 조치를 내놓지 않은 적이 없어서 아마 5년, 아니 10년 전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너무 비슷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새로운 정부의 청사진이나 기업정책, 공무원 개혁에 대해 반대를 하거나 말 꼬리를 잡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하고 바뀌지 않는 공무원이 있다면 바꿀 수 있도록 계도를 해야 한다. 공무원 전체를 문제집단으로 규정하여 개혁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공무원 자신들도 특정 정권이나 정치집단의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 법과 도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공무원들을 전문 직업인으로 인정을 하여야 하고 이들의 업무 연속성은 정권의 변화에 관계없이 보장되어야 한다. 공무원들이 정권에 지나치게 밀착하여 정치인화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음으로 정부개편안에 관한 부문이다. 정권 인수위가 정부 부처의 개편을 하면서 특정 부처가 미워서, 혹은 특정 부처가 필요 없어서 폐지나 통합을 결정하였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대통령의 정책의지에 따라 정부조직은 얼마던지 변할 수 있는 것이다. 폐지 혹은 통합되는 부처의 공무원들도 자신들이 정권의 희생양이 되었다거나 자신들의 부처가 중요하지 않아서 대상이 되었다고 불평을 해서도 안 된다. 당연하게 개편의 대상이 되지 않은 부처도 자신들이 업무를 잘 하였거나 고위직들이 로비를 잘 해서 그러한 것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에 비추어서 필요한 부서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번 개편을 주도한 사람들도 그러한 관점에서 일을 추진하였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공무원과 국민들이 개편안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대상이 된 부처의 공무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니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친정이니 시집살이나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도록 새로운 정부가 주장하는 실용인사를 해야 한다. 능력에 따라 소신껏 일을 할 수 있는 공무원은 중용을 하고, 능력이 없고 개혁에 저항하는 공무원을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또한 조직변화 시에 낙오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이해나 추진방법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람을 배려한다는 것은 윤리적이면서 동시에 조직에도 도움이 된다.

공무원들도 세상이 변했고 과거에 공무원에게 요구하였던 지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영혼이 없다’느니, ‘철밥통’이니, ‘해바라기’이니 하는 말을 듣는 것은 공무원 집단의 내부문제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물론 모든 공무원이 아니라 일부 문제 있는 공무원에 해당되겠지만 이번 기회에 공무원 조직의 문제를 스스로 객관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냉정하고 공평하게 조직 내부를 관찰하고 외부의 평가와 시각이 어떤 연유에서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 문제를 잘 파악하여 해결해야 한다. 공무원 조직은 전문가 집단이므로 엘리트의식에 빠져 있어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가 가장 올바르고 확실한 것이라고 믿고 외부의 어떤 평가나 요구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심리가 팽배 하다고 한다. 하지만 옛말에도 ‘진실을 알고 있으면 최소한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마음을 비우고 반성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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