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윤리경영(2)]윤리경영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팀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 국내와 해외의 연구성과물을 토대로 현실적인 새로운 지표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와 '그린경제'는 2012년 9월 5일 수요일자 신문부터 '윤리경영 대해부'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진단함으로서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획물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9월 12일자 신문에 실린 [윤리경영 대해부] 기업윤리진단시리즈 기사를 소개합니다.
‘플래그십’이 윤리경영의 성패 좌우하는 핵심요소
한국의 기업문화 특성상
윤리경영은 CEO의 준수의지에 성패 달려
기업이 관리해야 할 중요지표는
리더십, 의사결정과정, 사회가치존중
기관‧단체의 윤리경영 모델,
태생적 한계와 현장 적용엔 무리
■ 김백건의 윤리경영 대해부-윤리경영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2)
[그린경제=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 팀장] 윤리경영의 개념정의도 모호한데, 진단까지 어렵다면 기업입장에서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어렵다. 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국가기관, 국제기구 등에서 윤리경영을 진단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기준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오랜 기간 동안 국내 실정에 적합한 윤리경영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의 지표 종류와 그 내용을 보도록 하자.
국내‧기관의 윤리경영진단 모델로는 성과 측정에 한계
지난 1977년 국제노동기구(ILO)가 ‘다국적 기업의 원칙과 사회정책에 관한 삼자선언(Tripartite Declaration of Principles concerning Multinational Enterprises and Social Policy)’을 통해 다국적 기업이 지켜야 하는 국제적 기준을 처음 제시했다. 이후 외국에서는 UN, OECD, 미국정부 등이 한국에서는 산업자원부(현재의 지식경제부), 국가청렴위원회, 중소기업연구원 등에서 윤리경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다음 표 1에서 관련 내용을 정리해 보자.
국제적으로는 ILO, OECD, UN, 미국 상무부가 관련 기준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국제무역이 활발해지고, 기업의 활동무대가 글로벌화가 되면서 국가간의 법률의 허점을 악용한 상거래를 근절하는 것이 주요 관심 사안이 된 것이다. 또한 기상이변으로 인해 인류의 삶이 위협받기 시작하자 2000년대부터는 지속가능성장, 환경, 미래세대 등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제기구의 기준이 강제성보다는 선언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기업입장에서 준수의지가 약했다는 점을 감안해 2004년 미국 상무부(US. Dept of Commerce)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윤리매뉴얼을 개발해 배포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산업자원부, 국가청렴위원회, 중소기업연구원에서 윤리경영관련 지표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먼저 산업자원부의 윤리경영인덱스(KoBEX)는 이해관계자로 구성되었고, 대부분 정량적인 지표라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해관계자는 CEO, 임직원, 고객, 협력사, 지역사회 등이다. 사외이사 비율, 지역사회 공헌비율 등 정량적 지표로 구성되어 형식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청렴위원회의 기업윤리경영모델은 기업지배구조, 회계투명성, 반부패 등을 강조했지만 가이드라인으로 지수화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CSR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주안점을 두고 투명성, 공정성, 공익성, 실행성을 평가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은 이미 밝혔다.
이렇듯 개별 기관이나 단체가 제시한 윤리경영 모델이나 지표가 태생적 제약점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 적용하기에도 미진한 점이 있다. 실제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체 진단지표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기업의 윤리경영 현황을 실제적으로 측정하고 방향성을 정립하기 위한 지표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연구성과가 미진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윤리경영 측정하기 위한 규격이자 완성 8-Flag Model
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윤리경영을 진단하기 위한 지표연구를 거듭한 결과 ‘8-Flag Model’을 개발했고, 관련 64개 지표(indicator)를 찾아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8’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특별하다. 서양에서는 8의 의미인 ‘oct’가 규격, 과학, 질서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동양에서는 사통팔달(四通八達), 주역의 8괘(卦), 팔방미인(八方美人) 등으로 완성이나 성공을 내포하고 있다.
‘Flag(기)’는 ‘깃대에 달아서 표지(標識)하는 베 또는 종이’로서 고대부터 신호용도나 위엄을 나타내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됐다. 병법(兵法)에서도 군대의 배치, 전진, 전술의 변화, 명령의 전달 목적으로 ‘기(旗)’를 사용했다. 전쟁에서 부대나 장수를 상징하는 깃발을 빼앗는 것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상징(symbol)으로 여겨 기수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수호해야 했다.
‘Flag’라는 용어의 의미와 상징은 21세기 글로벌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윤리경영을 진단하는데 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한 개별 지표의 완성도가 어느 수준인지, 핵심 지표인 ‘플래그십(flagship)’이 어떤 색깔(color)을 가지고 있는지가 기업의 윤리경영 준수의지를 대내‧외에 알리는 신호(signal)가 된다. 윤리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플래그십’이다. 유럽은 사회적 통제, 북미는 개인이, 동양에서는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윤리경영 준수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다.
다양한 토론과 고민을 통해 윤리경영 모델인 ‘8-Flag’를 개발했다. 윤리경영의 범위를 너무 넓히거나 모호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오히려 윤리경영의 발전을 어렵게 한다고 판단해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량적, 정성적 지표를 종합해 제시했다. ‘8-Flag Model’은 윤리경영을 측정하기 위한 규격임과 동시에 완성을 의미한다. 동양이나 한국의 기업특성에 제한적이지 않고 글로벌 기업에 통용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도 밝힌다.
8-Flag Model의 상위지표 8가지 종류와 내용
8-Flag Model의 8가지 핵심 상위지표는 오너/임직원의 의지(Leadership), 윤리헌장(Code), 제도운영(Compliance), 윤리교육프로그램(Education), 의사결정과정(Communication), 이해관계자의 배려(Stakeholders), 경영투명성(Transparency), 사회가치존중(Reputation) 등이다. 개별 상위 지표와 하위 지표를 정리하면 아래 표 2와 같다.
8가지 상위지표 전체를 보기보다는 대표적인 몇 개만 개략적으로 정리하고, 실제 기업에 적용할 때 상세한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우선 오너/임직원의 의지(Leadership)는 오너의 윤리경영 준수의지, 솔선수범 정도, 임직원의 노력 등이다. 국내 대기업은 창업자(혹은 오너)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확연히 구분되는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를 가졌고 그들의 윤리경영 준수의지는 조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고, 국가 법질서도 인정하지 않는 황제형 오너가 있는 기업이라면 윤리경영은 요원한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오너/임직원의 의지를 ‘리더십(Leadership)’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음으로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과정(Communication)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기관인 이사회에서 이사의 독립성, 내부의 비윤리적 경영행위를 감독할 감사의 자율성과 독립성, 의사결정(Decision Making)과정에서 직원에게 보장되는 자율성, 의사소통의 원활 등이 주요 지표가 된다. 일방적인 상의하달(Top down)과 같은 폐쇄적인 의사소통은 관행을 중시하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책임이 주어지는 권한위임의 범위도 의사결정과정의 독립성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다.
마지막으로 사회가치존중(Reputation)도 기업입장에서 신중하게 관리해야 할 지표다. 제품/상품이 사회윤리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지, 기업의 활동이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는지, 신규사업이 사회적 약자의 업종을 침해하지는 않는지, 기업이 자사의 명성과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이 관련 내용이다. 윤리경영이 단순히 법규준수의 범위를 넘어 이해관계자와 공생하려는 의지를 측정해야 한다고 판단해 포함시켰다. 8가지 상위 지표 중 다른 7가지 지표가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최종적으로 고민하고 완료해야 할 지표다.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윤리경영연구팀 팀장
[출처:그린경제,국가정보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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