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정원 채용 준비방법 ⑩ 자기소개서 작성요령 - 민진규 교수(합격의 법학원)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9-02-02 오후 1:28:00
공무원수험신문 · 고시위크 | 2018.10.15 12:3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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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격의 법학원 국정원 직무마인드 전임 민진규 교수

지난 10여년 동안 청년들의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소위 말하는 ‘압박면접’이라는 것을 도입한 기업들이 많았다.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편하게 자라서 어렵고 힘든 것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력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면접자의 행동이나 답변에 대해 면박을 주는 것을 넘어 모욕감을 안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모욕과 수모를 견뎌내고 오히려 웃으면서 태연하게 답변할 수 있으면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면접관도 많았다.

1990년대 초부터 2010년까지 ‘잃어 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도 ‘취업빙하기’라는 말이 일상용어로 정착되면서 압박면접과 같은 채용방식이 유행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아베노믹스’ 성공으로 인해 구직자보다 기업의 구인 인력이 많아지면서 이와 같은 행태는 사라졌다. 한국도 하루빨리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이제 일본 기업들은 고령화, 경제호황 등의 이유로 구직자를 모셔가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 아직도 구직난을 겪고 있는 한국의 청년들은 언제 취업시장에서 ‘을’이 아니라 ‘갑’의 위치에 설 수 있을지 예상해 보지만 갑갑한 마음만 든다.

구직자들을 면담해 보면 기업의 ‘갑’질 중에 ‘압박면접’다음으로 지적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어떤 기업은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항목도 많고, 대학과 학점만 보고 지원자를 합격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도 장황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갑’질을 일삼는 일부 몰염치한 민간기업과 달리 국가정보원은 지원자의 애국심, 책임감, 전문지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4 ~ 5가지 항목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 세부 평가영역과 항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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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소개서 작성 항목

▶ 국정원 인재상에 부합되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항목을 요구

국가정보원의 자기소개서는 애국심, 책임감, 전문지식 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에서 작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항목을 기준으로 세부 내역과 작성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살펴보자.

첫째, 애국심을 평가하기 위해 국가정보원 입사목적과 장기적 인생 목표, 사회를 위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 사례 등에 대한 항목을 제시했다. 기존에 성장과정이라는 항목이 국가, 사회, 타인을 위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 사례와 실천과정을 통해 느낀 점이라는 항목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개인의 애국심을 글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말과 글로는 자신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고 쉽게 표현할 수 있지만 정작 국가, 사회,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할 상황이 오면 외면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국가정보원에 입사하려는 목적이나 장기적인 인생목표, 사회를 위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 사례 등을 통해 지원자의 면면을 보려는 것이다. 단순한 성장과정보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애국심을 파악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에 항목을 바꾼 것이라고 판단된다.

둘째, 책임감을 측정하기 위해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취한 경험에 대해 작성하도록 요구한다. 책임감도 애국심과 마찬가지로 모호한 개념이다. 특정 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모래사장에 떨어진 바늘을 찾는 것처럼 어렵다. 책임감은 평상시 보다는 위기 상황에 처해졌을 때 발현되기 때문이다.

평범한 직장인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 중에 ‘책임감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책임이라는 단어를 먼저 제기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황에 따라 혹은 사람에 따라 책임감이 달라질 수 있다.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취한 경험을 통해 책임감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기존 항목에 포함됐던 힘들었던 경험 3가지와 그를 통해 배운 교훈, 단체 경험 3가지 등도 좋은 소재이다. 개인마다 힘들다는 것에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교훈을 얻는 것은 비슷하다. 단체 경험에서 행동도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는 좋은 도구이다.

셋째, 전문지식을 검증하기 위해 지원분야에 도움이 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 활동경험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업무는 해외정보, 북한정보, 방첩 등으로 구분되는데, 각각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에서 차이를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하려는 목적이다.

과거에는 지원분야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3가지를 제시하고,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지 유무, 준비과정 등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일부 수험생의 경우에는 지원분야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식과 기술을 3가지씩 찾느라 고생했다.

한국의 대학교육은 공학이나 의학과 같은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교양을 가르치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학졸업자에게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많다. 어찌되었건 자기소개서에 자신이 지원하는 분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지식과 경험을 잘 정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국가정보원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가 국가정보원의 인재상인 건전한 사고, 지식인으로서의 소양, 정보감각과 보안감각 등을 갖춘 인재에 부합하는지 평가한다. 대학과 학과, 학점, 영어성적, 자격증 등도 서류 전형을 통과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자기소개서도 이에 못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 진실되고 잘 정돈된 문장으로 인사담당자의 마음을 사로 잡아야

지난 13년동안 많은 국가정보원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접했다. 수험생들을 상담한 경험을 통해 최소한 잊지 않아야 되는 점은 2010년부터 출간해 개정하고 있는‘국정원 합격가이드북5판(배움, 2015)에 수록돼 있다. 기본적인 자기소개서 작성요령부터 공부하고자 할 경우에는 이 책을 참고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과거에 한국의 최고 대기업 중 하나인 삼성그룹의 회장은 신입사원의 면접을 볼 때 ‘관상가’를 옆에 앉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일반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공무원을 채용할 때도 좋은 인상을 가졌는지 보는 것이 면접관의 평가기준이었다.

과거에는 취업시즌이 되면 좋은 인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증명사진을 잘 찍어주는 사진관이 인기를 끌었다. 이후 포토샵이라는 이미지 수정 프로그램으로 증명사진을 수정하는 ‘뽀샵’이 유행했다. 사진 보정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성형수술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좋은 인상을 가지면 면접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력서에 사진을 없애고, 블라인드 면접을 하라고 요구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장황하게 증명사진과 인상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지원자의 입장에서 자격증과 같은 서류를 제외하고 인사담당자에게 자신을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자기소개서이다. 국가정보원 지원자가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주의할 점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자기소개서의 분량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가정보원 입사 목적과 인생에서 장기적 목표에 대해 500자 내외로 정리하라고 요구하면 최소한 470~480자 정도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연하게 모든 지원자 작성하는 모범적인 답변은 ‘국정원에 입사하려는 목적은 국가에 충성하고 헌신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또한 일부 지원자는 인생의 중장기적 목표가 ‘국가정보원의 원장’이 되는 것일 수도 있다. 나쁘지 않은 답변이지만 조금 세련되게 글을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원자는 는 200자도 적지 않고 충분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른 질문 항목도 마찬가지이다. 1000자를 적도록 요구하는 것은 그 정도 분량을 적어야 지원자의 면면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국어 맞춤법과 문장 구성은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인터넷 글쓰기에 길들여진 일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는 수 많은 인터넷 용어, 외계어, 축약어 등이 점철돼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상담하는 일을 오랫동안 경험하고 있는 필자도 알기 어렵다면 국가정보원 인사담당자가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탈자가 있는지도 몇 번이고 검수하는 것이 좋다. 문맥의 흐름을 보면 잘못된 글자를 파악할 수 있지만 ‘생면부지’의 지원자를 위해 그런 관심을 기울일 인사담당자는 많지 않다. 자기소개서는 증명사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얼굴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문장구성도 간과하기 쉬운 부문이다. 자기소개서와 논술은 다르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을 갖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행동이다. 하지만 글의 논리가 엉망이고, 문장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글’이 아니라 ‘낙서’에 불과한 것이다.

셋째,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과장하거나 남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처럼 허위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인사담당자가 좋아할 만한 내용이라고 스스로 판단해 과장하는 사례도 종종 목격된다. 자신의 경험 중에서 국가정보원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것을 선택해 있는 사실(fact) 그대로 정리하면 된다.

남의 경험은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용할 필요가 없다. 국가정보원 지원할 정도면 이미 20대 중반의 나이가 됐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본다는 생각으로 정리하면 충분하다. 필자가 지원자를 면담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자신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경험인데, 전문가가 보면 좋은 경험인 경우가 많았다.

20대 중반의 지원자가 역사책에 나올법한‘영웅호걸’정도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경험을 갖췄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 아주 특이한 경험을 한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하다. 다른 지원자에 비해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으려고 과장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진실된 자기소개서만이 인사담당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기억해야 한다. 주어진 분량과 주제에 충실한 내용으로 구성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훈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상황에 맞지 않는 단어를 선택하는 등 ‘미사여구’로 문장을 꾸미는 것에 너무 치중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

– 계속 –

* 칼럼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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