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위의 보안서약서를 보면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6 오후 11:22:00
요즘 뉴스를 보면 무슨 위원회가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우리가 우스개 소리로 회의 많이 하는 조직치고 잘되는 것 못봤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나라도 어찌된 판인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해결책인양 무슨 위원회를 만들고 있다. 위원회만 설립되면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 처럼 말이다.

최근에 들어보니 신문발전위원회가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이 위원회는 신문사들의 각종 영업비밀 등을 알게 되므로 전 직원이 비밀유지 각서를 작성하였다고 한다. 무슨 영업비밀이 그렇게 많아서 비밀유지 각서를 전직원이 쓰는지 모르겠지만, 내용을 살펴보자.

신문발전위원회(이하 신문위)는 5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문발전위원회는 지난 5월 11일 제 18차 위원회 회의에서 자료신고와 관련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 제32조(비밀유지의무) 및 위원회 운영세칙 제6조(비밀유지의무) 규정에 따라 업무상 알게 된 정기간행물사업자의 비밀에 관한 사안들에 대하여 비밀유지 의무 이행 서약서를 작성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홈페이에서는 5월 15일자로 위원 9명, 전문위원 5명, 사무국 5명 등 모두 19명의 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약서를 작성해 신문위에 제출했다고 하며, 신문위 관계자는 “자료신고를 앞두고 일부 언론사에서 영업 기밀에 대한 누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서약서를 쓴 것”이라면서 “비밀유지의무가 법에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료신고 내용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서약서는 너무 일반론적이 내용으로서 구속력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비밀이라는 것은 엄격하게 구분하여 관리하고, 보호되어야 하는 것인데, 관계 직원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이 전부 비밀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위원회의 업무나 자료 중 특별히 비밀로 분류하여야만 하는 것만 보호하여야 하고, 그 비밀은 해당 관계자 소수만 보고 검토하여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 인원이 일반적인 비밀유지 각서를 작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아마도 비밀관리와 분류, 인원관리에 관한 ABC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거창하게 모든 것을 다 책임지고 비밀 유지를 하겠다는 그런 일반론적인 다짐보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보안관리를 실행하는 그런 실행계획이 중요하다 하겠다. 모든 조직들이 보안전문가를 가지고 활동할 수가 없으므로 보안컨설팅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작권자 © Institute for National Intelligence Strateg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BIS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