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의 생존 전략

다음은 미국 내부고발자 보호 전문 시민단체인 갭이 발간한 관련 자료의 내용을 우리의 사정에 맞도록 재구성한 것이다.

정부 조직의 장이나 기업주는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이 잘못되었다느니 하는 말을 듣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그것이 공익에 해가 되는 것이어서 안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내부고발자들은 자주 괴롭힘을 당하고, 조직 안에서 외톨이가 되거나 배척되고, 급기야는 쫓겨나기까지 한다. 그 자리에 설령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한직으로 밀려난다. 따라서 내부고발은 아무리 그것이 공익적이고 양심적이며, 또 바른 일이라고 하더라도 사전에 면밀히 계획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고발자는 자신의 뜻을 밝혀 보지도 못한 채 오히려 뭘 모르고 나섰다거나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라는 대우를 받기 십상이다. 따라서 내부고발자는 호루라기를 분 뒤, 자신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뜻을 그대로 펴 보이기 위해서도 다음과 같은 사항을 숙지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고발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생존 전략

①공개적 폭로 단계를 밟고자 하는 경우, 우선 가족들과 이러한 결정에 대해 의논해 보아야 한다. 내부고발이 가져오는 가장 심각한 지경의 하나는 가족들의 고통이다.

②명령 계통을 위반해 문제를 제기하기에 앞서, 그렇게 하지 않고도 똑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다른 어떤 합리적인 방법이 있는지 알아본다. 전략적 계획 없이 소리만 먼저 내는 경우, 조직이 비리를 은폐할 기회를 미리 주거나 자신의 정체만 노출시키게 되어 보다 큰 불이익만 자초할 뿐이다.

③동일한 문제에 대해 분개하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이들과의 조심스런 대화를 통해 동료들도 자신이 지금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과연 자신이 의심하고 있는 바가 사실인지 어떤지 등에 대한 전반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④사무실의 경리, 서무 직원 내지는 타부서 직원들에 대해 친절히 한다.
이들은 내막의 보다 깊은 정보 등에 대해 언제나 열려 있는 귀의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자신의 지지 세력이 될 수 있다.

⑤호루라기를 불기 전후해서는, 자신에게 부당하게 가해지는 보복적 사건들에 대한 기록을 철저히 유지한다. 이것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 중의 하나는 일기를 써 가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는 조사 과정이나 법정에서 큰 효용성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⑥자신이 의심하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기록과 자료를 모은다.
낭비나 부정에 대한 폭로가 예상되는 경우, 조직은 이에 관한 정보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
비록 끝까지 익명으로 남아 있을 계획이라고 할 지라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모든 기록을 복사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 문제가 일단 폭로되면, 조직은 이러한 문서들을 모두 파기하거나 은닉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⑦부정의 공개를 도울 수 있는 정치인, 신문사, 내지는 관련 시민단체들을 면밀히 조사해 둔 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격적이지 않으면 안된다. 최선의 방어도 물론 최고의 공격이다. 내부고발자들은 법적 권리의 문제를 떠나 자신들의 뜻을 다수의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어야 공격과 방어 모두에 성공할 수 있다. 내부고발자는 자신의 이와 같은 폭로로 말미암아 시민들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극대한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⑧능력 있는 변호사들로부터 법률적 자문을 얻는다.
경험자나 시민단체들과의 상담을 통해 폭로하는 경우 자신에게 일어날 보복에 관해 미리 들어 본다. 성공적인 방어의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가, 자신의 권리를 방어하기 위하여 얼마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인가, 그리고 폭로를 위해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증거에 어떤 법률적 제약이 있는 것인가 등에 대한 검토를 받아 둔다.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철저히 검토한 뒤라고 하더라도, 조직에 대하여 도전하는 것은 역시 위험한 일이다. 궁극적인 내부고발자의 생존 방법이란 사전에 빈틈없이 준비하고, 어떻게 폭로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잘 알고 미리 여기에 대비해 두는 길 그 하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