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내부고발 - 배신자 vs 구세주 서문 안내 3(‘내부고발’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by 민진규
‘내부고발’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낭떠러지로 돌진하는 조직과 직원을 보호하는 최후의 수단
박재희 기자
2025-05-16

▲ 내부고발 - 배신자 vs 구세주 표지 [출처=iNIS]

□ 신간 소개


○ 내부고발 - 배신자 vs 구세주

○ 저자 : 민진규

○ 판매가격 : 9900원

○ 출판 예정일 : 2025년 5월20일


□ 서문 안내


‘내부고발’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최근 금융기관에서 내부 직원이 연루된 횡령, 부정 대출 관련 사고가 빈발하며 금융감독원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동안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던 내부고발(whistleblowing)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우선 내부고발이라는 용어가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준법제보’로 변경했다. 내부고발자는 조직의 문제를 누설하는 ‘배신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내부고발이라는 용어는 1972년 미국에서 발생한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실을 밝힌 내부고발자(Deep Throat)에서 탄생했다. 내부고발은 내부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지 조직을 파괴하는 배신행위가 아니다.

그리고 용어를 바꾼다고 내부고발이 활성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내부고발에 대한 직원의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내부고발이 동료를 배신하는 행동이 아니라 낭떠러지로 돌진하는 조직과 직원을 보호하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믿어야 한다.

둘째, 내부고발 포상금을 수십억 원 규모로 상향한다. 신한은행은 20억 원, KB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은 10억 원, NH농협은행은 3억 원으로 각각 정했다. 일부 소규모 은행이나 금융기관은 1000만 원 수준을 알려졌다.

포상금을 높이는 이유는 ‘내부고발의 위험성에 대한 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부고발로 왕따를 당하거나 집단 괴롭힘을 당해 조직을 떠나야 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충분히 보상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용어에 대한 접근법과 마찬가지로 포상금을 많이 준다고 내부고발이 봇물 터지듯 나올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내부고발자를 충분하게 보호할 장치를 마련해 조직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용감한 ‘구세주’가 나타난다.

셋째, 내부고발자의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접수창구를 아웃소싱(outsourcing)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부고발자가 은행에 익명으로 내부고발을 해도 관련자가 신분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부 시스템에 내부고발 관련 정보가 저장돼 있으면 감사실, 경영진 등이 언제든지 열어볼 수 있다. 따라서 내부고발 업무를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고 관련 정보도 외부 서버에 저장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고 내부고발자의 신원이나 정보가 완벽하게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부 전문기관의 독립성이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내부고발자 보호에 유리하다.

넷째, 접수된 내부고발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조사와 감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내부고발 관련 업무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챙기는 것도 좋지만 장시간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을 담당하는 부서는 365일 24시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좋다. 내부고발자가 업무 시간이 지나서 내부고발을 결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동료의 눈을 피하는 것이 자신의 생존에 유리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 조직 내부 문제나 소원 수리를 해결하는 감사실에 내부고발 업무를 맡기는 것은 재고하는 것이 좋다. 감사실이 조직 구성원으로부터 독립성·비밀성·공정성 등과 같은 가치를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섯째, 조직문화를 개선해 내부고발을 활성화시킨다는 구상이다. 금융기관은 높은 급여와 안정적인 직장으로 ‘신이 가고 싶은 회사’라는 인식을 받고 있다. 다른 동료와 원활한 인간관계를 형성해 가능한 오래 다니기를 희망한다.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이며 온정적인 조직문화는 동료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나이와 직급을 존중하는 유교적 사고도 내부고발을 막는 장애물이다.

조직문화는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라는 용어가 적합하고 단순히 분위기를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조직의 비전(vision), 사업(business), 성과(performance), 조직(organization), 시스템(system)을 전부 혁신해야 한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기업문화를 혁신할 SWEAT Model를 개발했다. 당연하게 내부고발을 관리하고 조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내부고발을 형식적 혹은 겉치레를 위해 도입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진정성을 갖고 조직의 문제를 사전에 완벽하게 예방하고 구성원을 보호하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조직 대부분이 형식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안타깝다. 저자가 내부고발 관련 도서를 다시 출간하기로 결심한 이유도 내부고발에 관련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우리나라에서 내부고발은 영원히 정착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다.

저자만의 걱정은 아니라고 믿어 고독한 여정을 지속하려고 한다.

2025년 5월

민 진 규 씀
저작권자 © Institute for National Intelligence Strateg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Books 분류 내의 이전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