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財 북리뷰] 삼성문화 4.0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조선비즈]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9-30 오후 2:17:00
[經-財 북리뷰] 삼성문화 4.0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연지연 기자 actress@chosun.com 입력 : 2011.09.25 16:55

민진규 지음|365 쪽|1만4800원|글로세움

삼성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요즘이다. 올 초부터 삼성전자는 전 영역에 걸쳐 경쟁업체의 대반격을 맞이하고 있다. 북미 LCD TV시장에서는 소니의 반격이 만만치 않고, 기술력의 우위를 확신하던 3D LCD TV시장에서는 LG와 힘겨운 승부를 가리고 있다. 20여년 동안 독주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인텔과 인피니온이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휴대폰에서는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해버렸다. 자칫 삼성이 완성품 소비재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새로 출간된 <삼성문화 4.0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는 삼성의 현재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저자는 삼성이 갤럭시탭과 갤럭시S로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것보다 삼성이 자사의 최대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둔다. 저자는 애플이 올해 4월 갤럭시S와 갤럭시탭을 두고 자사 제품을 모방했다고 비난하며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을 예로 들면서 “경쟁자에게 부품도 팔아 먹고, 자사의 부품으로 비슷하지만 저렴한 완성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의 사업구조가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관리의 삼성으로 이름 날리던 시대와 현재는 다르다며 삼성의 기업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노조가 없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최근 문제가 된 삼성전자의 직업병 논란도 유사한 작업공장을 가진 하이닉스나 LGD처럼 노조가 있었다면 사내에서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복수노조 시대를 맞이했는데도 삼성 에버랜드에 노조사무실 등 노조업무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삼성노조 조합원 3명 모두가 육아휴직을 낸 것으로 알려진 삼성에겐 아픈 대목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협력사와의 관계설정 문제도 짚는다. 저자는 “故 이병철 회장이 어떤 이유에서든 사업동업자와 오래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거나 불만족스럽게 동업을 청산하게 된 것이 삼성의 상생문화 형성에 반영됐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삼성문화 4.0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는 말 그대로 삼성에 쓴소리를 건네는 책이다. 하지만 동시에 어떻게 하면 삼성이 더 좋은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도 담고 있다. 지난 10년간 IT컨설팅업체에서 마케팅을 비롯한 경영컨설팅업무를 해온 저자는 기업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해법이 있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문화가 강한 민족이 살아남은 것처럼 강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이 새로운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특히 저자는 삼성이 창의적 기업문화를 빨리 도입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감시와 통제의 삼성이 아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삼성으로 변해야 삼성이 애플과 구글을 따라잡을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다만 삼성그룹의 혁신방법이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제시된 감이 있다는 것은 이 책의 아쉬운 점이다. 저자가 개발한 기업문화 혁신모델인 ‘SWEAT Model’을 사용해 기업 문화의 혁신방향을 보여주려고 했으나 이건희 회장이 주창한 소프트웨어 인재가 필요하다는 의식과 큰 차이를 찾기 어렵다. 삼성의 기업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정리한 책으로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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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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