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채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01-12 오전 10:42:00
지난 1년 동안 국정원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적 비난을 받고, 아직도 그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2011년도 2월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침입 발각사건, 3월 천안함사건, 4월 농협해킹사태, 10월 연평도 포격, 12월 김정일사망 등에 관한 정보수집을 하지 못했거나, 대응에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을 ‘걱정원’으로 불러야 한다거나 동네 심부름센터보다 못하는 질책이 이어졌다.

국정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국가정보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김정일사망정보를 수집하는데 실패한 국정원은 어떤 변명조차 용납 받을 수 없다. 이런 국정원이 쇄신과 역량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특별채용에 대해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논란을 제기하고 있어 그 타당성을 따져 보기로 한다.

먼저 국정원이 추진하고 있는 특별채용이 문제가 없느냐 하는 것이다. 어떤 분야의 인력을 채용하는 가는 국정원의 고유권한이지만, 현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적절한가 여부를 봐야 한다. 어학전문가, 의사, 변호사, 테러전문가를 뽑는 것이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고 대북정보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이라고 한다. 일부 야당 정치인은 국정원이 뒷북을 치고 있다고 한탄하고, 일부 언론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논조를 제시한다. 이들 전문가를 보강하는 것이 실제 대북정보력 향상이나 테러대비에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특히 그동안 대북정보는 휴민트(HUMINT)에 의존했는데, 휴민트는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정보전문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국정원이 대북정보에 허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정권실세나 일부 정치적 관리자가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내부적으로 양성한 전문가를 해고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렇다면 대북정보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이미 부적절하게 해고한 전문가를 재고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경험이 전무한 새로운 인력을 보강하는 것은 대책이 될 수 없다. 내부 인력운용정책이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봐도 무경험자보다는 경험자가 더 도움이 된다.

위와 같은 논란을 감안하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인력정책의 방향이 어딘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국가정보기관의 인력정책은 비밀이고, 세부적인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일부 언론의 보도만 본다면 그렇다는 애기이다. 대북정보력이 문제가 된 것은 첩보수집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자격증 소지자의 채용을 늘리는 것보다 현장에서 활동할 첩보수집 전문가가 필요하다. 대북정보에 활용할 수 있는 첩보수집요원의 양성과 파견이 더 시급한 사안이라고 본다.

국정원 직원의 능력이나 구성, 채용에 관한 논란은 현정부 들어 끊이지 않았다. 김대중∙노무현정부 10년 동안 햇볕정책으로 인해 국정원의 기강이 약해진 것이 최근 문제점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부류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명박 정부 이전 10동안 남북교류가 활발했기 때문에 최근처럼 대북정보가 먹통이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분명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교류가 사라지면서 대북정보능력이 급속도로 약화되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고위 당국자의 인적교류는 정보의 유출창구가 되기도 하지만, 이들의 교류가 가장 효율적인 정보의 입수경로가 되기도 한다. 즉 관리와 정책의 문제이지, 교류 자체가 나쁘거나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국정원의 특채에 대해 피상적인 보도만 보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이 모든 것이 국정원에 대한 기대 때문에 일어난다고 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직원의 채용도 중요하지만 국정원에 필요한 것은 외부의 정치적 압력이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본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가는 무한하게 존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이나 권력자, 관리자들도 이러한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정원과 국정원장은 한 점 부끄럼 없이 국가의 안보와 국민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인력정책을 운영해야 한다. 특채가 정치적 목적이나 특정 세력의 편의를 위해 이뤄진다면 역사의 심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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