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의 이해와 대통령 질책의 이면과 진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5 오후 9:57:00
최근에 대통령이 장관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보고서가 형편없으니 작성한 사람을 징계하라'는 식의 발언을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각종 신문의 주요 기사 작성방향은 '대통령이 단순한 보고서 문제로 말단 공무원을 깬다'는 식이었고, 소심하고 인기없는 대통령의 객기 정도로 묘사하고 비방하였다. 사실 문제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 여러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관공서나 공공기관의 보고서들이 중요한 정보보고서 작성요령을 거의 지키지 않는다.

이 사태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그런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려고 회의에 들고 가서,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는 애매한 내용을 책 읽듯이 읽은 장관에게 있다. 아무리 정치인이고, 잠깐 경력관리상 장관을 하고 있더라도 국가의 녹을 하루라도 먹고 있으면 자신도 업무를 배우고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여야 한다. 둘째 해당 부처의 차관이나 국장들의 태도가 문제이다. 장관이 정치인이고 해당 업무에 정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런 보고서를 결재하여 들려 보냈다는 것은 자신들의 역할을 태만하였거나 장관을 길들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장관으로부터 업무는 간섭을 받지 않고, 욕 먹거나 애매한 문제에서는 장관의 정치능력을 활용해서 푸는 식으로 밖에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세째 그런 문서를 기안한 실무책임자와 계통상의 상급자들이 무능하거나 공무원의 전유물인 '복지부동'. '무사안일'을 준수하고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애매한 형태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다. 만약 후자의 인식에서 그러한 보고서가 작성되었다면 이 나라의 앞날이 캄캄한 것이고, 전자의 경우라면 공무원 채용시스템이나 교육시스템을 개혁하여야 한다. 물론 수십년간 이런 식으로 보고해도 문제를 삼거나 지적해주는 장관이나 대통령이 없었고, 지금의 대통령이 젊고 혁신적이어서 공무원의 사고와 경험으로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는 여러 신문에서 이야기 하듯이 국정장악능력이 떨어진 대통령이 시간이 많이 남아서 이런 것에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있는지도 모른다.

일반 국민들은 다양한 첩보를 냉철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할 능력이 없으므로, 당연히 우리 사회의 주요 언론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전부이고 사실로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일을 조금만 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면 이면의 진실과 논란의 핵심을 알게 된다.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우둔한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고 한다. 대통령은 '천운'을 타고 나야 한다고 하는데, 아무런 지지기반 없이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나 정권을 장악한 사람이 언론이나 기득권, 기성 정치인들이 평가하는 것처럼 우둔하거나 판단력이 없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왜 그렇게 똑똑하고 직관력이 높은 사람들이 대통령 자리를 빼앗기고, 그가 한 두 마디 던지는 말에 휘둘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진실을 누군가는 알고 있겠지만, 정말 세상일을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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