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원가공개 논란을 보면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6 오후 11:29:00
열린우리당이 부동산 대책문제로 연일 시끄러운 모양이다. 부동산의 거품논쟁은 현 정부와 경제팀에서 수차례에 걸쳐서 제기하였고, 부동산 대책도 현정부 들어서 수도 없이 내놓았다. 특히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여당에서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때문에 국민의 민심을 잃었다고 하면서 부동산 세제를 바꾸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와중에 열린 우리당 비상 지도부 의장인 김근태 국회의원이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여야 한다고 주장을 하였고, 일부 의원들이 가세하는 분위기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참여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바로 부동산 시장개혁의 핵심 테마인 분양원가 공개 문제를 놓고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다음과 같은 부동산 정책을 제시하였다.

먼저 분양원가 공개

둘째 후 분양제 도임

세째 재산세 탄력 세율의 적용범위 50% 축소 등을 주장하였다. 이들은 특히 공개 대상을 민간택지내의 25.7평 이하 아파트까지 확대하고, 공공택지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아파트의 공개항목을 7개가 아닌 모든 항목으로 확대하며, 먼저 공기업인 주택공사와 자치단체의 공기업인 SH공사 등이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하였다. 당연히 일부에서는 '시장원리 위배'라는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건설사들이 아파트단지 하나씩 분양할때마다 수천억원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의한 이익인지 묻고 싶다.

IMF이후 국내 경기는 많이 회복하였다고는 하나 내실을 들여다 보면 문제 투성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먼저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푼 신용카드 대란으로 약 400만명 정도의 경제활동인구가 신용불량자이다. 여러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신용불량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직 이들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로 직장에서 해고된 30 ~50대 실업자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중국으로 생산기지가 이전한 업종, 정부의 IT부흥책으로 시장수요에 맞지 않게 양산된 IT기술자들(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등) 등의 분야 실업률은 통계에 나오지 않지만, 상당한 수준이다.

세번째 그보다 이태백이라고 하는 학교 졸업후 직장을 찾지 못한 인력의 문제이다. 기업의 국제화니 글로벌 경쟁이니 하는 논리를 따른다고, 졸업후 어학 연수, 쓸모 없는 자격증 공부 등을 하느라 취직도 못하고, 취직할 곳도 없는 신세인 세대들이다.

네번째 주택담보 대출의 규모와 부실화 가능성이다. 집값 상승의 속도가 임금의 증가나 실질소득, 국민소득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 정말 갑자기 강남이나 특정지역의 아파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말인가? 강남의 대치동이나 8학군이라는 교육 수요가 늘었다고 하는데, 10년 전에도, 20년전에도 강남의 교육 수요는 있었고 실제로는 학생의 수는 인구 감소에 의하여 줄고 있다. 10년전보다 현재의 고등학생의 수가 적다는 말이다. 그런데 수요가 늘었다는 말은 논리에 맞지가 않는다. 요즘은 정원이 늘어나서 오히려 지원자가 적어서 미달 사태가 빚어지는 곳이 더 많은 실정이다.

정말 문제가 위에서 지적한 네가지만은 아니지만, 세세하게 모두 지적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문제는 이런 문제점들이 우리 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하려고 하는 발목을 잡고 있으며, 단기간에 해소할 방법도 없다는 것이다. 일단 경제가 활성화되어서 실업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이들의 근로소득으로 건전한 비활동을 장려하고, 또한 실질소득증가에 부합하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야 한다. 물론 당연히 현재는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논란을 보면서 국내의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면, 부동산의 거품논쟁은 어느 특정집단을 옹호하고 어느 계층을 비난하거나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건전하게 발전하게 유도하고, 혹 개인이나 일부 조직이 예측하지 못한 경제적 위협, 즉 급격한 자산가치 붕괴 등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다.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비하고 계획하여 가계나 기업같은 경제 주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유도하는 것이 주 임무이다.

여러 가지 이유를 달았지만, 아파트원가공개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민간부문까지 강제할 수가 없겠지만, 주택공사는 공익을 위해 존재하므로 공개한다고 공공의 이익에 침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민간건설사도 돈이 되지 않으면 주택건설사업을 하지 않으면 된다. 국가를 위해서 적자를 보면서까지 사업을 하라고 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다.

이미 한국의 주택시장은 공급과잉이고, 건설사업은 한국의 경제구조에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단지 이권집단, 즉 건설사, 부동산재벌, 은행 등이 거대한 경제흐름을 멈추게 하거나 거꾸로 돌리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으며, 언론은 이들의 장단에 맞추거나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하고 있으며, 일부 기득권층인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들은 자신들의 이익때문에 '시장원리'라는 논리를 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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