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여 영혼을 팔지 마라!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3:22:00
요즘 세상이 웃긴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라고 자부하고 출세한 고위 공직자와 전문가들이 영혼이 없다고 한다. 영혼이 없는 사람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출세를 위해 지조도 주관도 없이 행동하는 모양이다. 전문지식을 통해 도출한 의견도 출세하기 위한 도구로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양이다. 특정 정치세력의 정책을 반대하는 의견을 내다가도, 그 쪽에서 불러 기용되면 그날부터 찬성하는 의견을 개진하고 밀어 부친다고 한다.

언론에서 그러한 작태를 꼬집어서 보도를 하니, ‘우리는 영혼이 없다’고 대답하였다고 하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공부 잘 하고 똑똑해서 어려운 시험도 합격하여 고위공직자가 되었고, 좋은 학위를 받아 전문가가 된 사람들이 이러한 행동을 스스럼 없이 하고, 스스로 자조한다고 하니 이 땅의 젊은이들은 무슨 희망과 목표가 생기겠는가?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먼저 영혼이 없다고 하지 말고, 소신과 자부심을 가져라. 공무원은 전문가적인 소신을 가지고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야 한다. 자신의 업무에 열심히 매진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고 만족한다면 충분한 것이다. 이미 고위 공직자가 되고 전문가가 되었다면 출세는 충분히 하였으니 더 출세하려고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말아라. 운이 좋아 정치권에 기웃거린 결과로 높은 자리 하나 차지 할 수도 있지만, 몇 년 하지도 못한다.

수십 년 공직생활의 명예를 몇 년간의 진흙탕 같은 정치판에서 왜 더럽히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공무원은 정치판에 어울리지도 않고 어울려서도 안 된다. 정치인들은 선거를 의식하여 책임지지 않는 선심성 정책을 펼치려고 하지만 공무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행정을 펼치기 때문에 책임성 없는 정치인들을 견제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철밥통으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지키려고 ‘복지부동(伏地不動)’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고위 공무원들이 먼저 자성하고 모범을 보여라.

다음으로 공무원 봉급으로 먹고 살기 힘들고, 연금으로 생활하는 것도 불안하다고 생각한다면 본인들이 행정을 올바르게 하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공교육이 붕괴되어 사교육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물가가 불안하고, 부동산 투기로 인한 집값의 급등에는 잘못된 정치도 한몫 하였지만 공무원들의 어설픈 행정도 일익을 담당하였다. 자신들이 앞 다투어 자녀들의 사교육을 시켜서 공교육의 붕괴에 앞장서지 않았나 반성하여야 한다. 그리고 개발정보를 빼돌려서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었거나 본인들이 앞장서고 투기를 하고, 물가를 불안하게 하는 기업들의 부정행위나 부실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뇌물을 챙긴 것도 공무원들이다.

물론 일부 공무원들이 한 짓이라고 변명하겠지만 그러한 공무원들 때문에 전체가 욕먹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일벌백계(一罰百戒)’하지 않은 공무원 조직,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 공무원이 자식교육, 물가, 노후에 대해 불안하게 느낀다면 일반 서민들은 백 배나 더 불안하고 암담할 것이다. 공무원이 책임지고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행정을 펼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나랏돈을 공돈으로 여기지 말고 내 돈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세금으로 편성한 국가예산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라. 경제성도 없는 사업에 막대한 국가 예산을 쏟아 붓고, 멀쩡한 청사를 부수고 새로 짓고, 멀쩡한 보도블록을 걷어 내고 새로 깔고, 뚜렷한 목적도 없이 해외출장이나 가고, 수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예산낭비 사례가 많다. 죽을 때까지 공무원을 하는 사람은 없으므로 자신도 언젠가 일반 국민으로 될 것이고, 자신이 낸 세금도 그렇게 쓰여진다고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질 것이다. 고도 경제성장 시대에 하던 버릇을 버리지 못하면 국가가 부실해질 것이다.

국가가 부실해지면 현직 시의 급여도, 퇴직 후에 당연하게 지급될 것으로 기대하는 공무원 연금도 안정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국가가 망하겠느냐고 안이하게 생각하겠지만, 국가경제가 어려워지면 당연하게 그 부담을 공무원도 같이 분담하게 되므로 급여나 연금이 안전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라의 곳간을 충실하게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IMF때 이후로 부실기업을 처리하면서 탕감하여 주었거나 받지 못한 돈은 국민의 세금으로 때워야 하고, 아마도 자신이나 미래 우리의 자식들이 갚아야 한다. 지금 당장 돈 몇 푼 떡값을 받고 해 주었다면 그 돈을 본인을 포함해서 아무런 죄 없는 국민들이 분담해서 갚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영혼이 없는 사람은 죽은 것이다. 사회에서 출세한 고위 공직자와 똑똑한 전문가들이 영혼이 없다는 것은 이 사회가 나아가 이 나라가 죽은 것이다. 자신들의 눈 앞의 작은 이익과 출세를 위해 한 잘못된 행동을 자조 섞인 넋두리로 합리화하지 말고, 직업에 대한 소신과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이 땅의 수 많은 젊은이들과 당신의 자녀들이 당신들을 부러워하고 당신들의 인생을 닮고자 공부를 하고 정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진정 이들에게 아무리 열심히 살고, 전문가가 되어도 영혼이 없는 죽은 인간이 된다는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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