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이 배워야 하는 경제이론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3:24:00
한국의 뿌리깊은 직업인식은 조선시대의 ‘사농공상(士農工商)’에서 출발한다. 조선을 건국한 이 성계 가 개국공신인 정도전에게 왕조가 1000년을 갈수 있도록 국가정책을 정하라고 주문을 하게 된다. 여러 가지 안 중에서 하나가 상업을 억제하고 토지를 국유화하고 농업기반경제를 갖추는 것이라고 한다. 상인이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세력을 키우고 이것이 왕권을 위협하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업억제정책 때문인지 조선은 세계 역사상 유례가 많지 않을 정도로 500년간 이어졌다. 어떤 학자의 논문을 보면 이러한 정책덕분에 조선의 GNP가 500년 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의 사대부들과 마찬가지로 작금의 정치인들이 세상흐름과 최소한의 경제이론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정치인들이 배웠으면 하는 경제이론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기업의 제품이 목표로 한 타켓이 명확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하면 모든 사람을 실망시키게 된다. 그렇다고 소수의 사람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생산하여 시장에 내어 놓으면 기업은 망하게 된다. 이러한 논리로 보면 국민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모든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특정 소수만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정치인은 지지기반을 잃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공장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소비자를 확보해야 하고, 정치인은 자신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지지자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기업의 제품이 목표로 한 타켓이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고 공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상품이 남자를 타켓으로 하고 제조되었고 광고를 하는데, 여자들이 자신들을 위한 제품으로 생각하게 하면 안 된다. 물론 본래의 의도와는 다른 소비자가 폭발적으로 생겨나서 돈을 버는 기업의 제품도 일부 있겠지만 이는 아주 드문 경우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정치인도 서민들을 타켓으로 정책을 수립하는데 부자들이 이익을 얻고 서민들은 자신을 위한 정책이라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정책의 타켓인 서민들이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정부의 물가정책이나 부동산 정책, 해외통상정책이 그러하지 않아 싶다.

셋째 기업의 제품과 기업의 정책이 정합성을 유지해야 한다. 기업의 이념과 정책이 제품과 맞아야 하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이 인체에 유해한 식품첨가물을 넣거나 법률을 위배하는 것 등이다.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식품회사의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오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다면서 이물질을 발견한 고객의 항의를 묵살하는 것은 좋은 예이다. 정치인들의 경우도 서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자신은 호위호식을 하거나, 부동산을 잡겠다고 하면서 자신들은 불법, 편법적인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불린다. 정당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내놓은 정책과 제정하는 법률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이 상품을 생산하여 그 제품을 사줄 고객을 확보하는 것과 정치인이나 정당이 정책을 수립하여 그 정책을 지지해줄 국민을 확보하는 것은 동일한 논리일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망하는 것이고 정치인이나 정당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면 소멸하는 것이다.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실망시켜 망한 기업의 예는 수도 없이 많지만,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고 신뢰를 잃은 정치인들은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보인다. 이러한 일이 없어지지 않는 것은 정치인들에게 대표권을 맡긴 국민의 잘못이다. 지역적인 정서이니, 어떤 바람이니, 탄압을 받아 애처로워서 등의 이유로 함량미달의 정치인을 다시 뽑아주기 때문이다. 기업이 망하듯이 정치인도 퇴출되어야 하고, 정당도 붕괴되어야 한다. 선거철만 국민을 모시고, 선거만 끝나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인이 다시는 정치를 하지 못하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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