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의 체험수기 소개[내부고발과 윤리경영(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
내부고발자의 생존과 자기보호
1. 내부고발을 하기 전의 행동요령
2. 내부고발 시의 유의사항
3. 신분공개나 익명 여부의 판단
4. 내부고발 경정의 최종 고려요소
5. 내부고발 후의 행동요령
6. 내부고발자의 체험수기 소개
6. 내부고발자의 체험수기 소개
내부고발자의 생존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제 경험자의 생생한 체험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보자의 이름과 조직에 관한 부문은 표기하지 않았다. 평소에 내부고발자에 관한 글을 많이 소개하던 중에 독자가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의 체험수기를 보내줘서 지면을 통해 알릴 수 있었다.
다음은 내부고발자가 보내준 경험담이다.
대학졸업 이후 두 번째 들어갔던 회사의 업무는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이곳은 열 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비영리 민간조직이었는데, 모두들 열정을 갖고 있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재미있고 보람차게 업무를 진행해 나갔다.
그런데 이곳에 들어 온지 오래지 않아(2개월도 안 된 시점) 알게 된 직속상관(책임자)이던 간부의 비리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얼굴은 우울한 모습으로 서서히 변화돼갔다. 책임자라는 사람을 보고 일하지는 말자. 그가 임금을 주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곳인 만큼, 내가 속한 조직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일을 시작한지 5년을 막 넘기려는 즈음 책임자와의 감정싸움은 피를 말리 정도가 되어 버렸다.
참고로 당시 책임자는 정치권 유력인사의 친인척으로, 지역의 지검장, 경찰서장, 관선시장 등이 우리의 조직으로 인사를 올 정도의 거물급이었다. 국가에서 보조되는 운영비나 사업비의 3분의 2는 개인의 호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고 있는 상황을 경리가 올리는 서류결재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싸움의 대상은 지역의 검·경도 힘을 쓰지 못할 정도의 거물급이었다. 또한 정부에서 오는 감사관도 당일 그 책임자와 점심만 같이 하고 나면 꼬리를 내리고 오후부터는 감사는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다가 돌아가 버렸다.
그래서 그 거물과의 싸움준비를 철저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첫째 내부 경리서류들을 4부씩 복사해서 집에 보관했다.
둘째 초미니 녹음기를 안쪽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대화를 녹음했다.
셋째 그 책임자와의 대화였다. 대안제시와 협상, 향후에는 ‘어떻게 해 나가자.’라고 제안하면서 그 대답들을 녹취해갔다. 역시나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더욱 자주 드나들면서 대화 전체를 녹음했다.
넷째 공공기관 관련 간부 공무원들을 밤에 불러내 술자리를 마련해서 이렇게 이 조직이 움직이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면 왜 가만히 있었는지 등을 녹음했다.
다섯째 자료를 수집한 후 주위의 친한 친구들(검, 경, 시민단체 핵심직원, 종교계 인사 등)에게 비밀리에 이 조직 책임자의 비리에 관련된 그동안 모아왔던 자료들을 3부 정도로 나눠 분리해 넘겼다. 대신 자료의 사용 조건은 나와 가족에게 이상한 사고나 사건이 일어날 경우에라는 단서를 붙였다.
조직과의 싸움은 석 달 동안 지루하게 내부적으로 이어졌고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지 않게 전개되었다. 책임자는 조직을 앞으로 제대로 운영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에 그만두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자신의 경력과 인맥을 활용하여 다른 종교지도자와 지자체 시장에게 압력을 가했다. 공조직 고위간부들은 끊임없이 나를 불러내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다. 나는 그런 대화과정들도 철저히 녹음해서 자료화 했다.
그런 과정에서 조직의 책임자는 지자체장과 종교 지도자들과의 협상을 했고, 그 결과 그냥 아무일도 아닌 것쯤으로 치부해버렸다. 그리고 그 뒤의 과정이 더 힘들었다. 종교계에서 해당 단체의 운영을 맡았지만 ‘자기 상사를 내친 놈’이라고 은밀히 말해가면서 경리부와의 철저한 거리 두기와 직제의 개편으로 평직원으로의 강등 등 수모를 줬다. 하지만 이러한 것쯤은 원래 감수하기로 하고 시작했던 일이라 몇 년을 감수하면서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이제는 이 분야에서는 지역의 공무원들까지도 인정해주고 부서의 책임자로 승진돼 열심히 살고 있다.
내부고발, 말은 쉬울 수 있겠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나는 말하고 싶다. 내부고발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내부고발은 죽을 각오가 없다면 하지 말라고…
(내부고발과 윤리경영 – 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p149)
[내용출처:내부고발과 윤리경영(민진규저), 국가정보전략연구소]
1. 내부고발을 하기 전의 행동요령
2. 내부고발 시의 유의사항
3. 신분공개나 익명 여부의 판단
4. 내부고발 경정의 최종 고려요소
5. 내부고발 후의 행동요령
6. 내부고발자의 체험수기 소개
6. 내부고발자의 체험수기 소개
내부고발자의 생존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제 경험자의 생생한 체험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보자의 이름과 조직에 관한 부문은 표기하지 않았다. 평소에 내부고발자에 관한 글을 많이 소개하던 중에 독자가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의 체험수기를 보내줘서 지면을 통해 알릴 수 있었다.
다음은 내부고발자가 보내준 경험담이다.
대학졸업 이후 두 번째 들어갔던 회사의 업무는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이곳은 열 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비영리 민간조직이었는데, 모두들 열정을 갖고 있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재미있고 보람차게 업무를 진행해 나갔다.
그런데 이곳에 들어 온지 오래지 않아(2개월도 안 된 시점) 알게 된 직속상관(책임자)이던 간부의 비리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얼굴은 우울한 모습으로 서서히 변화돼갔다. 책임자라는 사람을 보고 일하지는 말자. 그가 임금을 주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곳인 만큼, 내가 속한 조직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일을 시작한지 5년을 막 넘기려는 즈음 책임자와의 감정싸움은 피를 말리 정도가 되어 버렸다.
참고로 당시 책임자는 정치권 유력인사의 친인척으로, 지역의 지검장, 경찰서장, 관선시장 등이 우리의 조직으로 인사를 올 정도의 거물급이었다. 국가에서 보조되는 운영비나 사업비의 3분의 2는 개인의 호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고 있는 상황을 경리가 올리는 서류결재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싸움의 대상은 지역의 검·경도 힘을 쓰지 못할 정도의 거물급이었다. 또한 정부에서 오는 감사관도 당일 그 책임자와 점심만 같이 하고 나면 꼬리를 내리고 오후부터는 감사는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다가 돌아가 버렸다.
그래서 그 거물과의 싸움준비를 철저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첫째 내부 경리서류들을 4부씩 복사해서 집에 보관했다.
둘째 초미니 녹음기를 안쪽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대화를 녹음했다.
셋째 그 책임자와의 대화였다. 대안제시와 협상, 향후에는 ‘어떻게 해 나가자.’라고 제안하면서 그 대답들을 녹취해갔다. 역시나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더욱 자주 드나들면서 대화 전체를 녹음했다.
넷째 공공기관 관련 간부 공무원들을 밤에 불러내 술자리를 마련해서 이렇게 이 조직이 움직이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면 왜 가만히 있었는지 등을 녹음했다.
다섯째 자료를 수집한 후 주위의 친한 친구들(검, 경, 시민단체 핵심직원, 종교계 인사 등)에게 비밀리에 이 조직 책임자의 비리에 관련된 그동안 모아왔던 자료들을 3부 정도로 나눠 분리해 넘겼다. 대신 자료의 사용 조건은 나와 가족에게 이상한 사고나 사건이 일어날 경우에라는 단서를 붙였다.
조직과의 싸움은 석 달 동안 지루하게 내부적으로 이어졌고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지 않게 전개되었다. 책임자는 조직을 앞으로 제대로 운영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에 그만두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자신의 경력과 인맥을 활용하여 다른 종교지도자와 지자체 시장에게 압력을 가했다. 공조직 고위간부들은 끊임없이 나를 불러내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다. 나는 그런 대화과정들도 철저히 녹음해서 자료화 했다.
그런 과정에서 조직의 책임자는 지자체장과 종교 지도자들과의 협상을 했고, 그 결과 그냥 아무일도 아닌 것쯤으로 치부해버렸다. 그리고 그 뒤의 과정이 더 힘들었다. 종교계에서 해당 단체의 운영을 맡았지만 ‘자기 상사를 내친 놈’이라고 은밀히 말해가면서 경리부와의 철저한 거리 두기와 직제의 개편으로 평직원으로의 강등 등 수모를 줬다. 하지만 이러한 것쯤은 원래 감수하기로 하고 시작했던 일이라 몇 년을 감수하면서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 결과 이제는 이 분야에서는 지역의 공무원들까지도 인정해주고 부서의 책임자로 승진돼 열심히 살고 있다.
내부고발, 말은 쉬울 수 있겠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나는 말하고 싶다. 내부고발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내부고발은 죽을 각오가 없다면 하지 말라고…
(내부고발과 윤리경영 – 민진규 저(국가정보전략연구소소장) p149)
[내용출처:내부고발과 윤리경영(민진규저), 국가정보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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