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 연구원이 연루된 산업스파이 사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6 오후 11:13:00
산업스파이는 자체적으로 양성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무슨 의미인가 하면은 일반 직장인들도 상황에 따라 산업스파이로 포섭되기가 매우 쉽다는 것이고, 본인은 그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행동을 하게 된다. 물론 해당 범법행위가 문제가 되어 처벌을 받게 되는 시점에서야 자신의 행동이 처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며칠전 신문 기사를 보니,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의료기기 핵심부품기술을 빼낸 혐의(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연구원 박모(31)씨와 기술자 구모(24)씨가 검찰에 의해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검찰의 기소내용을 보면 박씨는 초음파 변환기 제조업체인 D사에서 생산부장으로 일하다 퇴사한 뒤, 2004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D사에서 병역특례요원으로 일한 구씨를 통해 초음파 변환기의 설계도면 등 제조기술을 12차례에 걸쳐 빼돌렸다고 한다.

이들 중 선임 격인 박모씨가 구씨에게 "병역특례기간이 끝나면 M사에 정식직원으로 취직시켜 주겠다"고 제의했다고 하며, 구씨는 D사 연구원 컴퓨터에서 초음파 변환기 제조기술이 담긴 파일을 찾아 박씨에게 유출시켰다고 한다.

아마도 구씨는 자신의 병력특례기간이 만료된 후에, 직장을 찾기 위해 고심을 하였을 것이고, 해당 기업에 계속 근무를 하면, 더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렵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선임자 격인 사람으로부터 좋은 급여조건과 대우를 받는 다는 사실에 마음이 동했을 것이다.

또한 설계도면이라는 것이 생산부장을 지낸 박모씨가 당연히 아는 것으로 판단하여 크게 중요한 문서라고 생각하지도 안았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쉽게 다른 연구원의 컴퓨터에서 파일을 검색하여 제공하였을 것이다. 해당 연구원의 컴퓨터를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ID, PW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해당 도면을 가지고 외부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도 출입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7년간 4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개발한 기술이라고 하면서, 이런 초보적인 보안조치 조차 하지 않은 기업 경영진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만약 주도 면밀하게 도면을 빼돌렸다면 40억의 기술을 도둑맞을 뻔한 것이 아니었던가? 보안조치를 하는데 얼마들지도 않은데 말이다. 경영진의 산업보안에 관한 인식이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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