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화 정보전략에서 실패한 일본기업들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6 오후 11:23:00
최근 뉴스를 보면 각국 기업들의 글로벌화에서 실패한 사례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최근에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까르푸와 월마트가 한국에서 철수하였다.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현지화에 실패한 것이 주 요인이다. 그런데 세계 최강의 전자업체인 일본 기업들이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에 고심하던 도시바와 미쓰비시는 지난해 휴대전화 사업을 아예 접고 스스로 ‘퇴출’ 결정을 내렸으며, 디지털카메라와 TV에서 결함이 잇따라 발견돼 신뢰도에 금이 가는가 하면 노트북컴퓨터, 휴대전화 등 주요 정보기술(IT) 제품의 중국 시장 내 점유율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최근 일본 기업의 ‘탈(脫)중국 현상’을 ‘차이나 리스크’로 해석해 왔다. 위안화 절상, 인건비 상승 등 경영여건의 악화로 일본기업이 인도나 베트남 등 대안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을 하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시장에서 거듭되는 일본 기업의 실패 원인을 두고 일본 기업 안팎에서는 ‘유아독존(唯我獨尊)식 마케팅이 문제’, 즉 현지화 전략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일본은 이미 1980년대에 중국에 눈을 돌려 한국 등 경쟁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는데도 그 선점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였다.

초기 일본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위해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옮기면서도 기술유출을 우려해 본사 직원의 파견기간을 3년으로 한정했으며, 파견된 직원들은 짧은 기간에 실적을 올리려다 보니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중국 현지와의 장기적 유대 관계보다는 기술우위만을 앞세워 단기적 이윤 창출에 매진하였다고 한다.

또한 일본 기업들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도 본사에서 세운 마케팅 전략을 고집했으며, 중국 소비자들의 독특한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마케팅 전략은 당초 실패할 확률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분석결과들을 보면서 기업의 글로벌화전략에 정보전략이 없을 경우, 심각한 위기로까지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일본 기업들이 기술과 자본이 없어서 시장장악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거대 중국시장을 보면서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해서 현지 정보 수집과 분석을 철저히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아마도 최고 기술 우위에 따른 자만심에서, 일본의 기술이 중국에서도 당연히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생각이 엄청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고, 또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라는 중국시장에서 실패와 더불어 철수결정에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제품을 소비자가 신뢰하고 구입하여야 한다. 소비자의 특성은 시장에 따라 지역에 따라 국가에 따라 다양하다. 이러한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시장 정보 수집이 필수적이며, 이의 정보 분석에 따라 마케팅 및 생산, 판매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여야 한다. 이런 단순한 논리와 사실도 기업이 자만에 빠지면 간과하기 쉬운 것이라는 것이 일본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실패에서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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