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에 의한 국내 개인정보 유출실상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6 오후 11:51:00
국회의원들이 일을 하는 것 처럼 보이는 때는 국정감사기간밖에 없다. 그래도 그나마 일년 내내 정치싸움만 하다가 가을에라도 일을 하니 나라가 돌아가는 모양이다. 연일 폭로성, 한건주의식 기사들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중에서 다국적기업들에 의한 국내 기업정보유출에 대한 건이 있었다. 열린우리당 신학용의원은 "SC제일은행이 융자신청을 한 한국기업들의 정보를 영국으로 보내서 본점에서 대출을 승인받았다"고 주장하였다. 당연히 금융감독위원회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답변을 하였다고 한다. 정말일까?

오직 SC제일은행만 이런 비지니스관행을 유지하고 있을까? 그럼 다른 기업은? 최근에 외국 기업들의 적대적 M&A와 소위 말하는 '먹튀(먹고 튀는)'식의 국내은행 인수 후 매각 등만 부각되고 있는데 더 중요한 사실은 국내 개인과 기업의 정보가 전부 외국으로 나간다는 심각성이다. 외국계 기업들의 주요 전산자원, 즉 중요정보, 고객정보, 매출, 비용 등 각종 데이타가 저장되어있는 서버는 당연히 해외의 본사에 있다. 따라서 해당 기업의 고객정보, 개인의 주민번호, 주소, 신용상태와 기업의 각종 재무상태, 인력현황, 매출, 기술보유 등에 관한 정보가 해외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인터넷기업들처럼 해당 정보를 불법적으로 사용은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다국적 기업간에 관련정보를 거래하고 있다는 심증과 물증은 도처에 있다. 작년 연말에 모 다국적 인터넷기업의 불법적인 광고행위에 관하여 조사를 하던 국가기관은 난관에 부딪쳤다. 해당 기업의 국내지사에서 고객자료와 매출, 계약 등 사업에 관련된 어떤 정보도 본사의 승인없이 보여줄 수 없을 뿐더러, 해당 정보는 본사의 서버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자신들도 입력은 하나 조회나 수정 등의 권한은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조사를 하고자 하면, 본사가 있는 미국법원에 협조를 받아 적법한 절차를 밟아서 오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국내에서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면서, 고객정보를 해외에 두고 초보적인 조회조차 거절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또한 무슨 근거로 국내고객정보를 해외에 두고 있는지, 각 개별 고객에게 해당 사실을 고지하고 허락은 득하였는지? 해외기업은 초법적인 행위를 하여도 무방한지? 도대체 글로벌기업의 실체는 무엇인가? 모든 나라에 가서 동일하게 국내법을 깡그리 무시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지? 오로지 한국에서만 그런 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지?

실제 우리나라 사람의 주민번호와 주소, 가족관계, 수입 등에 관한 정보가 외국에서 관리되는 사례가 많다. 오로지 SC제일은행만이 아니라, 각종 소비재를 생산하거나 판매하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그렇다고 보면 맞다. 정통부나 금감원, 산자부 등 유관부서에서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다국적 기업에 의해서 불법적으로 유출되고 관리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 기업들은 국내사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국내에서 보관하고 관리하게 하여야 하며, 외국으로 정부의 문서상의 승인없이 유출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SC제일은행도 중요 대출을 심사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면, 보내지 않고도 얼마든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국내의 경영진의 그런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다면, 의사결정권한이 있는 사람을 국내에 파견하여 업무를 수행하게 해야 한다. 수백개의 지점을 가지고, 수천명의 직원을 가진 은행의 경영진이 대출심사결정도 하지 못한다 말인가? 더 중요한 사실은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금감원의 수장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말이다. 이번 기회에 국내 개인 및 기업의 정보가 해외에 유출된 사례를 철저히 조사하여 전부 회수하고 다시는 유출되지 못하도록 관련 법률을 정비하여야 한다. 오래간만에 국회가 일을 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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