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公)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의 역할과 의미 - 3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1-04-18 오후 12:40:00
(시큐리티 월드2007년 03월호에 연재된 칼럼을 4회에 걸쳐 연재 합니다.)

공(公)조직에서 내부고발자의 역할과 의미 - 3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의 역할

무엇을 위해 내부고발을 활성화시켜야 하는가? 위에서 내부고발의 부정적 측면과 내부고발이 활성화되었을 경우의 문제점들을 지적해 봤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관점으로 제기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공조직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이 되고, 국민들에게 법률적으로 임무를 위임 받아 처리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곧 국민들이 선거를 통하여 대리인을 선출하고, 이들이 국가의 질서와 번영을 보장할 법을 제정하도록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법률 중에 일상에 바쁜 국민들을 대신하여 각종 행정 서비스를 할 공무원을 뽑고, 임무를 부여하는 법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공무원법에는 임무와 업무범위, 한계, 행동규칙 등이 포함될 수 밖에 없다.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의 역할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가 공조직의 국민에 대한 서비스 질 향상과 국민의 서비스 만족도 향상이다. 공조직원들의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업무수행은 본질적으로 국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the quality of service)’의 저하로 이어진다. 국민들의 평등권은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으며, 법률에 규정된 바에 따라 행정서비스도 평등하게 받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행정의 효율성 확보측면이다. 내부고발의 대상이 되는 문제들은 하나같이 행정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내부고발이 일어나기 전까지 공조직은 여러 가지 정황에 부딪히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여러 번 겪게 되면 비로소 내부고발자가 발생하게 된다.

그 첫 번째 과정이 예산의 낭비이다. 자신의 돈이 아니므로 불필요한 비용을 집행하거나 구입하는 재화나 용역의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지불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뇌물을 공여 받거나 다른 무형의 혜택을 받기도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의 공정한 경쟁 분위기를 해치게 되고, 예산의 증가로 국민들에 세금부담의 확대로 이어진다. 당연하게 이러한 과정에서 혜택을 받게 되는 조직원도 있지만, 해당 조직원이 받는 혜택보다 조직이나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둘째 조직원들의 업무 집중도와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떨어뜨린다. 모든 조직원이 심리적으로 내부고발의 대상 요소에 대하여 ‘기꺼이’동의하고 따르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일부는 혜택을 받고 있어 심리적으로 동조할 지도 모른다. 전자의 인원들은 불합리한 조직의 행태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으므로 업무에 집중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못할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조직에 대한 열정과 충성심도 옅어질 것이다. 일부 고위 관료들의 문제점 중의 하나가 자신이 이끌고 있는 조직을 개인적인 사(私)조직으로 인식하고 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업무행태가 내부고발의 대상을 포함하고 있어 조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교정을 요구하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조직원들의 능력이나 조직에의 역할과 헌신도와 상관없이 처벌을 하거나 심지어 축출하기도 한다.

우리가 여러 사례에서 살펴본 공조직에서 내부고발자가 조직에 대한 충성도나 헌신의 열정이 부족하거나, 능력이 부족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조직에 대한 열정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지나친 것이 화근(禍根)이 되었다. 본인들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한 경우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여론 재판식의 ‘마녀사냥’이나 ‘패거리 문화’로 대변되는 집단 따돌림 등을 내부고발자가 소속된 조직의 고위직들이 주도한 흔적이 많았다. 대부분의 조직원들도 심정적으로 동조를 하였던, 하지 않았던 그러한 흐름에 편승하였다. 따라서 공조직을 자신의 사(私)조직처럼 인식하는 태도가 없어지지 않는 한, 내부고발자의 고난의 행로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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