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분석 6편 - 두산의 기업문화[두산의 Business: Product & Market]
기업문화분석<6회>
6편 두산의 기업문화
두산의 Business: Product & Market
1896년 박승직 상점에서 출발한 두산은 1950년대 맥주와 무역업을 하면서 현대적 의미의 기업역사를 시작했다. 1960년대는 건설, 식음료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1980년대 광고, 출판 등 다각화하면서 부실화되었다. 두산으로서 전환점이 된 것은 국내 다른 대기업이 생산자위주에서 소비자 위주의 시장변화와 대량생산의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는 것을 판단하기 이전에 위기로 몰린 것이다. 1995년 23개 계열사를 5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위기가 ‘위험하지만 기회’라는 말과 같이 1997년 아시아국가를 강타한 외환위기는 두산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부실기업과 불확실한 사업은 이미 정리했고, 1998년 출범한 DJ정부는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두산을 모범사례로 치켜 세웠다. 정부의 띄우기 분위기에 편승하고 정책적 지원을 받은 두산은 2001년 한국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 2005년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해 소비재중심에서 산업인프라 관련 기업으로 변신했다.
인수합병을 통한 건설과 발전설비 부문의 수직계열화 노력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2011년 말 현재 25개 계열사에 115개 해외법인을 가지고 있으며 2010년 기준으로 매출의 55%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외형적으로 보면 글로벌 기업으로서 자격은 갖췄다. 내부의 조직역량이나 경영진의 글로벌 전략수립 능력은 직접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논외로 둔다.
두산의 사업은 자체적인 노력보다는 이미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형성해 안정적인 기반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기업의 대부분은 시장측면과 이익측면에서‘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상실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M&A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기업은 외형성장의 한계가 나타나는 시점에서 내부의 심각한 재정적, 조직적 문제가 노출된다. 이런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 기업이 공중분해된 ‘대우그룹’이다.
2012년 3월 현재 두산도 건설과 DII(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 과거 밥캣)에서 실적부진과 유동성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로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M&A로 덩치를 키우며 성장한 STX그룹, 웅진그룹, 유진그룹, 금호그룹 등이 유동성 위기로 휘청거리는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소위 말하는‘꼬리가 몸통을 친다’는 격언이 허언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두산이 사업구조를 소비재에서 인프라관련 기업으로 재편한 것은 적절하지만 과연 국내 소비재업종에서 형성된 기업문화가 장기적이고 대규모 비즈니스인 인프라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은 전문가는 별로 없다. 하지만 두산이 인수한 기업들 중에서 인수 후에 사업적 통제가 어려워 잠재적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 제품개발력이 떨어지고 기존 시장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산의 사업이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기존의 기업문화가 장기적이고 종합적이며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한 인프라 사업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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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컴퓨터월드, 삼성문화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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