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기업문화[롯데의 Vision: Goal & Responsibility]
국가정보전략연구소
2012-06-05 오전 10:51:00

기업문화분석<7회>

7편 롯데의 기업문화


이명박 정부 들어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한 기업이 롯데그룹(이하 롯데라 한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동반성장이나 양극화해소라는 국가정책에 따라 계열사 불리기에 소극적이었던 일부 다른 재벌그룹과는 상반된 길을 걸었다. 현재 재계서열 5위인 롯데는 제과, 음료, 호텔, 석유화학 등 26개 업종 78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제과, 음료, 호텔 등 식음료사업에서 출발했지만 종합백화점인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석유화학, 건설, 요식업, 영화관 사업까지 하지 않는 것이 없다.

국내에 진출한지 불과 수십 년 만에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고, 2세 경영을 준비 중인 롯데가 소위 말하는 백년기업이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본인이 개발한 SWEAT Model를 적용해 롯데 기업문화 5-DNA 10-Element를 분석해 보자.


롯데의 Vision: Goal & Responsibility

롯데가 내세우는 비전은 ‘2018 Asia Top 10 Global Group’이다. 쉽게 풀이하자면 2018년까지 아시아 10대 그룹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핵심사업을 강화하고 해외사업 비중을 늘려 아시아의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임직원 자긍심 강화프로그램, 미래인재양성, 브랜드 경영, 고객심층이해 등 5대 핵심 실행전략을 설정하고 있다. 실행전략뿐만 아니라 경영방침, 핵심가치, 브랜드 가치 등 비전체계가 너무 복잡하고 중복되어 있다.

롯데의 비전과 관련 내용을 분석하면 일단 아시아 10대 그룹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는 좋은데, 사회적 책임부문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책임감을 제시하였지만, 사회적 책임이라기 보다는 사회적∙윤리적 기준에 적합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윤리경영’지침에 불과하다. 국내 다른 재벌그룹과 마찬가지로 롯데도 이해관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전문가의 도움과 내부 임직원의 중지를 모아 비전을 수립했겠지만, 이런 비전으로 목표를달성하기 어렵다. 롯데가 하는 소비재 생산 및 유통업이 국민의 일상생활 및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 국민이 롯데를 비난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롯데가 한국에 들어 와서 장사를 해 돈만 벌어 갈 생각만 했지 국가나 사회에 이로운 역할을 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왜 이런 평가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해 브랜드경영을 한다고 해도 의도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

협력업체와 상생의 관점에서 보면 제조업보다 유통업이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는다. 비슷한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CJ도 칭찬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롯데보다는 조금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통기업 롯데의 독단적 경영은 여러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납품단가의 인하압력, 납품업체에 이벤트비용 전가, 대금결제 조건의 악화 등이 주로 유통업체가 저지르는 행태이다.

 최근에 발생한 김해 유통단지 헐값 분양논란, 서울 잠실 석촌호수 내 놀이시설의 불법공사, 잠실 제2 롯데타워 신축 등 다양한 논란 속에서도 진실한 해명보다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공무원의 부실감독이나 임무태만이라고 해도 사회적 이슈에 대해 관련기업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상품의 내용물을 줄이거나 포장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올리는 꼼수논란, 유통몰 입주업체에 대한 불공정 계약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거창한 말을 할 필요도 없이 공정거래에 대한 의지조차 없다는 것을 보여준 행위이다.

롯데 기업문화를 분석해 본 결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발생한다면 가장 우선적이 될 영역이 사회적 책임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기업이 목표가 명확하다고 제대로 된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차라리 롯데가 아시아의 10대 글로벌 기업이 아니라 ‘생활문화기업’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비전을 세워 소비자, 사회와 상생을 통한 성장이라는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생활문화’라는 용어를 정의해야 하고 무계획적으로 펼쳐진 사업을 재정비해야겠지만 도약을 위해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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